작은 거인(巨人)을 그리다
- 장모님의 1주기를 맞이하여
한 남자의 아내로
네 남매의 어머니로
목사의 사모로
살아간 삶이 간단치 않았지만
솔직한 미소가 따뜻하셨던
어머니
암 선고를 받은 후
하나님이 주신만큼 살겠노라고
모든 치료를 마다하고
이 년 동안 아내와 맛난 것 먹고
좋은 곳 찾아다니며
아내의 뒤늦은 후회를 덜어 주신
어머니
생의 마지막 구비에서도
자신이 겪는 아픔보다는
자식들의 걱정이 싫어
고통에도 애써 의연하셨던
어머니
유난히 작은 체구가 감당하는
고통이 안쓰러웠지만
자신이 깃들기에는 세상이 좁아
더 넓은 세상으로 떠나가신
어머니,
든든한 작은 거인이
하늘나라에서 두 발 뻗고
평안하시리라 믿어보는 오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