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밤과 꿈 Jun 01. 2022

작은 거인(巨人)을 그리다

- 장모님의 1주기를 맞이하여


한 남자의 아내로

네 남매의 어머니로

목사의 사모로

살아간 삶이 간단치 않았지만

솔직한 미소가 따뜻하셨던

어머니


암 선고를 받은 후

하나님이 주신만큼 살겠노라고

모든 치료를 마다하고

이 년 동안 아내와 맛난 것 먹고

좋은 곳 찾아다니며

아내의 뒤늦은 후회를 덜어 주신

어머니


생의 마지막 구비에서도

신이 겪는 아픔보다는

자식들의 걱정이 싫어

고통에도 애써 의연하셨던

어머니


유난히 작은 체구가 감당하는

고통이 안쓰러웠지만


자신이 깃들기에는 세상이 좁아

더 넓은 세상으로 떠나가신

어머니,

든든한 작은 거인이

하늘나라에서 두 발 뻗고

평안하시리라 믿어보는 오늘에

 









매거진의 이전글 패랭이꽃이 피어난 자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