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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과 꿈 May 29. 2022

패랭이꽃이 피어난 자리


오래 탈골하듯

메말라 바스러진 슬픈 자리에

꿈에 지린 그리움이 자리 잡고

하얀 나비 한 마리가 앉았다

날아간 비석에 적힌

그대, 소박한 생의 이력이

아름답다고 생각할 때,

양지바른 가까이

소담하게 피어난 패랭이꽃이

그대를 닮았다고 생각할 때

자리는

생사의 경계가 사라진 자리,

이토록 평온 자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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