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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과 꿈 Jul 09. 2022

신앙의 변곡점

- 밤과 꿈의 신앙 에세이(13)

 누구나 살아가면서 숱한 고비를 넘기게 된다. 그래도 애면글면 삶의 구비를 돌아가면서 깨달음을 얻고 삶에 깊이를 더하는 법이다. 때로는 깨달음이 늦어 후회를 남기기도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으레 그런 것이라는 식의 현명한 포기를 배우게 된다. 그러나 생이 다하는 순간까지도 넘어야 할 고비는 끊이지 않고 삶의 여정에 장애물이 되어 다가온다. 이와 같은 장애물을 극복해 가면서 우리의 인생이 변화를 겪는다는 점에서 이런 고비는 삶의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변곡점은 우리의 생애를 관통하여 끊임없이 생성된다. 죽음을 삶의 마지막 과정이라고 할 때 죽음은 우리 삶의 마지막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과 마찬가지로 신앙에도 변곡점이 있다. 우리의 신앙이 흔들리는 것, 믿음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믿음, 곧 신앙에 대한 확신이 그렇게 쉽게 성취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이렇게 말하면 내 믿음이 자라지 못해 가지게 되는 마음이라고 핀잔을 듣겠지만 원래 우리 믿음이라는 것이 연약해서 깨지기 쉬운 유리와 같은 것이다. 그리고 선과 악이라는 두 자아가  공존하면서  모순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그래서 우리는 불완전한 인간으로 어떤 문화권에서도 자신의 불완전한 자아를 보상할  신이라는 존재를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가장 확실한 증거는 우리가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삶의 구비마다 변곡점을 맞이하듯 신앙생활도 그 과정에서 새롭게 생성되는 변곡점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믿음과 불신의 과정을 거듭하면서 신앙은 강건해지는 것이다. 그래도 온전한 확신에 이르는 완전한 신앙은 없다. 우리가 불완전하고 모순에 찬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앙의 불완전한 과정에 솔직하지 못할 때 교회 바깥에서 바라보는 교회의 모습은 위선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때 교회는 편협되고 스스로의 모순을 외면하는 닫힌 공간이 된다. 우리의 신앙이 편협된 것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앙에 대하여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교회가 이 질문을 외면한다면 교회는 닫힌 공간이 되고, 교회 공동체의 신앙은 왜곡될 위험에 쉽게 노출될 것이다.

 교회도, 우리의 신앙도 결코 완전하지 않으며, 완전한 신앙을 앙망하면서 진리를 추구하는 실천에 신앙의 본질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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