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면 홍대는 몸살을 앓는다
퇴근길에 붐비는 지하철은
사람들을 꾸역꾸역 토해 내고
밤이 늦도록 술을 못 이긴 사람들은
뱃속에 든 것들을 모두 토해 내며
금요일에 홍대는 배설물로 넘친다
홍대 거리와 가게에 가득한 사람들이
배설물을 먹고 자라는 구더기 같다
사람들은 소비라는 배설물을 먹고
다시 배설되는 소비는 몸집을 키운다
소비가 미덕이 되는 후기산업사회에서
꼬물거리며 홍대에 깃드는 사람들,
지독한 변비에 걸린 젊음은
소비라는 공허를 게걸스럽게 먹으며
답답한 청춘을 견디고 있다
주점에서는 인사불성으로 술에 취하고
클럽에서 땀을 쏟으며 발악을 하고
밝은 불빛을 따라 거리를 서성거려도
소화되지 않는 공허가 흘러넘치는
배설물과 구더기가 넘치는 시간,
홍대 클럽 데이(Club Day)
벌(罰)처럼 청춘이 불타는 금요일마다
홍대는 불타는 소돔(Sodom) 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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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홍대라는 지역과 젊음을 비하할 생각은 없다. 소비가 문화가 되어 넘치는 후기산업사회에서 물화와 대상화로 이미 자아를 상실한 현대인의 모습이 집약된 곳으로 홍대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