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 권사님을 생각하며
시간을 알리는 괘종 소리와 함께
지난 시간은 무너져 내린다
빛은 흩어져 먼지를 일으키고
기억은 두개골을 떠나간다
물을 짠 스펀지처럼
가벼워진 머리에 생각이 하얗다
자꾸 머릿속에서 괘종은 울리고
친숙한 기억이 계속 떠나간다
언젠가,
괘종은 조종이 되어 울리고
떠날 기억이 없어질 때가 있다
시간은 끝나고 끝내 부패하겠지만
이미,
모든 것이 부패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누구에게나
산다는 것은 날마다
조금씩 부패하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