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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과 꿈 Nov 22. 2022

봄 같은 11월의 햇살을 즐기자

-음악은 인생을 감싸고 흐른다(5)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11월 말, 계절은 겨울의 문턱을 넘어서기 직전입니다만 연일 따뜻한 기온이 계절의 발목을 붙들고 있습니다.

 따뜻한 날씨가 사람들의 마음에 바람이라도 들었는지 일요일인데도 차량의 운행이 많아 차량의 운행이 썩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교회에서 성가대 연습을 마치고 남산 2호 터널 방향으로 차를 운전,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신호에 걸려 바라보는 태극당 베이커리 앞에 사람들이 운집한 모습이 무슨 일인가 싶었습니다.

 장충단 공원에도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날씨와 햇살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거리의 부산한 풍경이 마치 봄을 맞이한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습니다.

 도로는 조금 막히고, 차창을 통과한 햇살 때문에 더위를 느낄 정도였지만 짜증이 나지 않았던 것은 계절에 어울리지 않게 활기찬 일요일 도심의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기억하기에 이맘때의 거리는 다가오는 겨울 추위에 사람들의 통행도 드문드문해서 고적감이 도심을 휘감고 있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이미 첫눈이 내렸어야 했습니다.

 계절을 역행하는 기온이 환경오염의 결과인 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기분 좋게 온 몸과 마음을 감싸는 봄기운(물론 착각이지만 페친이 올린 철쭉꽃 사진을 볼 때 딱히 아니라고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이 뜻밖의 축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겨울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반가운 첫눈의 부재는 아쉬운 일입니다.

 처음 내리는 눈이야 겨울이면 언젠가는 만날 진객(珍客)이겠지만,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기 전에 겨울을 알리는 전령사인 11월의 첫눈은 진정으로 마음을 설레게 하는 서설이라고 할 것입니다.

 특히 다가오는 주일은 교회가 대강절로 지키는 절기가 시작됩니다.

 이는 아기 예수가 이 땅에 온 성탄절에 앞서 메시아, 즉 구주를 기다리며 기념하는 때입니다.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에 눈이 올 리도 만무한데도 모두 눈 내린 성탄을 기대합니다.

 대부분의 기독교 국가가 속한 북반구의 12월이 추운 겨울이고, 이때 성탄절이 위치한다는 사실에서 기인한 것이겠지만 상업적인 이미지 형성도 큰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예수는 없고 산타클로스가 주인공이 되어버렸습니다.

 본질을 외면한, 잘못된 경우이겠지만 성탄의 의미를 잊지 않으면서 축제를 즐긴다면 그다지 힐난할 일은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경험하는 봄날 같은 11월도 그 원인이 무엇이든 짧은 날의 온화한 날씨를 만끽할 일입니다.

 오래지 않아 대기는 겨울의 장막이 드리우고 이 햇살을 그리워할 날이 다가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https://youtu.be/wAJfWpjWNto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전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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