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가 잎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낼 때
겨울은 온다, 우울하게
빛바랜 겨울이 내려앉은 길을
움츠린 마음들 핥고 지나갈 때
함께 얼굴을 비비며 뒹구는
우리 사랑은 얼마나 처절한가
오늘도 하루 종일
조마조마했던 햇살이 기울고
지난 시간은 더께가 되어
무거운 마음이 머물던
길은 어둠에 무너지고
가로등에 차가운 불빛을 매단 채
겨울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우리의 생(生)은 얼마나 처절한가
원두를 내려 마시는 커피와
부드러운 아침 햇살에 감사하며
우리는 어떤 기대를 가지고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가
겨울은 견딜 만큼 희망적인가
# 앞으로 우리가 경험할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않으리라는 예측입니다. IMF 시절보다 심할 것이라는군요. 우리의 내일이 암울하더라도 모두들 잘 이겨내었으면 합니다. 현 상황을 생각하며 써 본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