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밤과 꿈 Dec 06. 2022

고난 중에 있는 사람과 함께 하는 위로

- 음악은 인생을 감싸고 흐른다(6)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21번 D. 960


 우리는 지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지난 한 해의 성과를 가늠하고, 그 결과를 받아 들게 될 것입니다.

 수능을 마치고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이라면 진학할 대학의 선택이라는 또 한 번의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어쩌면 도박처럼 보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당락이 결정되겠지요.

 그러나 이들이 이십 대의 길목에서 경험하는 입시를 통해 인생을 곧 경쟁이라고 단정 짓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인생을 먼저 살아가고 있는 인생 선배의 입장에서 어느 누구도 인생은 경쟁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대학을 졸업하면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또 한 번의 경쟁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승진을 위해 거듭해서 입사 동기와 암묵적인 경쟁을 벌이게 될 것입니다.

 학벌은 이와 같은 경쟁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직접 경험한 부모들이기에 자녀를 어릴 때부터 서둘러 학업이라는 지옥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이렇게 항변 할런지도 모릅니다. 내 아들이, 혹은 딸에게 가혹한 현실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세상이 그런 것을 어떡하냐고.

 이 또한 온전히 부정할 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렇다면 분명한 사실 하나는 우리가 세상을 잘못 설계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잘못된 세상을 바꿀 해법이 마땅히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있어 인생은 성공보다는 수많은 실패가 점철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드러진 성공을 거둔 사람에게 있어 그 성공은 많은 실패가 가져온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교하자면 잔 매를 맞으면서 맷집을 키워가는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누구에게나 살아가면서 가지게 되는 상처가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빗금을 그으며 입는 상처를 스스로 위로하며,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살아갈 기운을 차리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여러 모로 녹록하지 않는 상황을 맞이하는 2022년의 끝머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위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거시적인 관점이 아니라도 언제나 고난 중에 있는 사람은 있습니다.

 실낱 같은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좌절을 경험하고 있는 이웃이 생각보다는 많습니다.

 그처럼 암울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어떤 위로인들 귀에 들어오겠습니까만, 최상의 위로는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라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맘때면 절절하게 부르게 되는 찬송으로 ‘지금까지 지내온 것’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

 살아서 생명이 있는 것 자체가 은혜라면,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것은 ‘감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곤궁한 처지에 처한 사람에게 감사라니 가당치 않는 말 같지만 어둠 속에서도 감사를 느낄 수 있다면, 어둠의 끝이 오래지 않다는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가슴이 뭉클할 찬송가이지만, 비 신앙인이라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찬송입니다.

 지금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전하며, 삶에 대한 감사를 붙들고 고난 너머를 바라볼 수 있기 바랍니다.

 아울러 마음을 졸이며 새로운 인생의 전개를 맞이할 학생들에게도 그동안의 수고에 위로를 전하며, 보다 먼 시야로 인생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https://youtu.be/Z1kRFDA7orU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21번 중 1악장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은 견딜 만큼 희망적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