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흐의 골트베르크 변주곡에 부쳐
오랫동안 너를 잊고 있었다
잊은 척하고 지낸 시간이 길어
아주 너를 잃어버렸다
안타까운 시간은 흘렀고
너는 잊히지는 않지만
잊어도 될 법한 추억으로 남았다
추억이란 한낱 성가신 장식일 뿐
조촐한 삶에 어울리지 않는
정신의 사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간혹 너를 떠올릴 때
내가 깨닫기는, 행복했었다고
떠올리는 네 기억이 흐릿할 때
나는 시간의 층계를 거슬러 올라
마음에 묵은 먼지를 털어 내고
갸름한 네 뺨을 어루만지듯
잊기 위해 애썼던 기억을 더듬는다
기억을 찾아 밟아가는 층계마다
삐걱이는 목질의 소리가 아파
소름처럼 되살아나는 상흔들
오래 잃었다 생각한
젊은 날의 사랑이 아프다
https://youtu.be/_LgzEloH9n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