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아쉬운 계절이 지나가고 있다
밝은 햇살 받은 보람도 잠시
한 철 바람난 봄날은 무심하게 떠나가고
하루하루 짙어가는 초록 아래
마음이 먼저 여름을 느낀다
짙어가는 초록 아래에서
먼저 이 세상을 떠돌던 소음이 들리고
목이 매달린 누렁이의 비명도 들리는데
별 기대도 없이 맞이하는 올여름에는
얼마나 무수한 소문을 초록이 기억할지
오늘이 어제가 되어 차곡히 쌓인 뒤에도
사람들은 빛이 바랠 소문들을 기억해 낼지
잘 모르지만
다만, 지금은 초록이 짙어가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