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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희 Mar 13. 2016

겨울이 간다

유자차를 끓이는 시간



이를테면

나를 고아내던 당신의 눈빛같은 것들 때문에

나는 곧잘 풀어지곤 했다


먼데로 먼데로

흩어지던 외침같은 다짐들은

이튿날이면 귀 밖으로 술술 흘러내렸고

나는 속이 빈 꽃병이 되어

당신 이름을 쿨럭였다


새벽빛이 내리면

푸른 한기에 소스라져 잠을 깨

가만히 빈 자리를 쓸어내렸다


댕댕 종소리가 울려퍼져 돌아오면

내일쯤 당신도 돌아오겠지

나를 달여내던 당신 눈빛에

유자차를 호록거린다.


겨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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