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내 안의 또 다른 나'가 주는 신호다.
첫눈에 반했다는 말은 뭔가 마법 같은 것,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있다.
무의식의 세계에 관심을 가진 후, 나는 이 현상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무의식이 먼저 반응한 것이라고.
우리는 누군가를 처음 보았을 때 눈빛, 말투, 걸음걸이에서 설명할 수 없는 끌림을 느낄 때가 있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았는데,
어딘가 낯익은 것 같은... 오래전 잊고 지냈던 감정이 되살아나는 기분이 든다.
칼융은 말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끌리는 대상은, 무의식 속 이미지와 깊은 연관이 있다.
이 말은 단순한 인상이 아니라, 내면의 상, 즉 아니마 또는 아니무스 이미지가 작동했다는 뜻이다.
즉, 우리는 '처음 본 그 사람'에게 반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안에서 내 무의식이 품고 있던 이미지와 마주친 것이다.
외모가 너무 뛰어나 첫눈에 반하는 경우라면, 그런 감정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꿈꾸던 이상형과는 전혀 다른, 어쩌면 평범함조차 미치지 못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빼앗기기도 한다.
'딱히 잘생긴 것도 아닌데, 자꾸 그 사람이 생각나'
'서로 대화한 적은 없는데, 그냥 끌려.'
이런 감정은 사실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 그 상대에게 내 무의식의 투사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내 안의 결핍, 상처, 외로움을 채워줄 무의식적 환상(이미지)을 상대에게 덧씌우는 것이다.
첫눈에 반했다는 것은 내 무의식이 반응했다는 신호다.
'내 안에 있는 어떤 결핍이, 너를 통해 움직이기 시작했어'
첫눈에 반한 상대와의 관계는 강렬하지만 집착의 형태나 짧은 만남 후 헤어짐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그건 애초에 상대방을 '그 사람 자체'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사랑한 것은 '당신이 이상화한 이미지'다.
그래서 환상이 걷히고 나면, 권태기가 찾아온다.
낯설고 어색한 감정과 함께 실망감이 찾아오는 것이다.
첫눈에 반한다는 건
당신의 영혼(아니마 혹은 아니무스)이 깨어나는 순간이며
나도 모르는 내 안의 무의식적 이미지를 꺼내는 일이다.
이는 아직 의식하지 못한 내 욕망, 상처, 외로움을 누군가가 자극한 것이다.
첫눈에 반한다는 건, 단순한 사랑놀이가 아니다.
첫눈에 반한다는 건, 사실 그 사람을 만난 게 아니라 내 안의 오래된 나를 만난 것이다.
'나는 왜 그 사람에게 반했을까?'
'그 사람 안에서 나는 어떤 나를 발견했는가?'
사랑을 통해 마음 깊숙이 숨어 있던 나를 끌어올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