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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유 Jul 19. 2024

바라던 밤


 너는 왜 늦게까지 깨어있어? 네가 물었고. 난 밤이 좋아. 밤은 적막하고 다들 어떤 위험이 도사릴지도 모르면서 편하게 눈을 감고 있잖아. 나는 답한다. 사람들이 네가 깨어 있는 걸 알면 어떻게 하니. 아니야, 그건 너만 알아. 보통은 일찍 잠에 드는 척을 하는 거야. 그러면 나는 네가 잠든 동안에 너를 공격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거야. 얼굴 없는 이름으로 서로를 헐뜯으며 시퍼렇게 뜨던 눈이 푸른 물결을 치며 새벽을 만끽해. 왜 밤에는 마음이 물렁해지는 걸까. 그건 밤에 찾아오는 적막 탓. 휴식을 취하러 여행에 가는 건 소음에 지친 걸지도 몰라. 고요한 곳에 있으면 긴장이 풀리잖아. 밤은 유연한 걸. 그래서 좋아. 밤에는 내내 숨겨둔 나를 찾을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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