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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유 Jul 22. 2024

가끔 꾸는 꿈


 잠에 취해 간밤에 꾼 꿈을 그리워하며 눈을 뜬다. 기억하고 싶어서 장면을 떠올리다가 서서히 흐려질 쯤에 문장으로 기억하고 종국에는 단어 하나만 남았다. 오늘 새벽에는 눈을 뜨고 동영상을 찍었다. 서래가 생각났는데, 애플 워치를 충전해 둘 걸 그랬다. 나도 녹음 버튼을 누르고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들을 지금처럼 적지 않고 말로 뱉어볼까 싶다. 다시 듣지는 않을 것 같다. 내 목소리를 듣는 일은 어색하다. 몇 시간 전까지 공허했는데 이유를 알지만 모른 척했다. 감정에 솔직하질 않으니까 부풀다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터져버린다. 가끔 아무런 자극 없이도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릴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그럴 때마다 혼자라서 다행이다. 어르고 달랠 정도로 속 시원하게 감정을 내보인 건 거의 없는 게 정말 다행인가. 약한 모습을 보이기가 싫고 기대는 건 항상 쉽지가 않다. 누군가의 어깨를 안고 엉엉 우는 꿈을 꿨다. 눈을 뜨니 이불 끝을 부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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