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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유 Jul 28. 2024

가까이 더 가까이


나는 그렇게 알았어요

여름은 덥고 이제는 습하기까지 해서

상하기 쉽지만은


풀꽃은 바람에 꺾이지 않고

하늘은 끝없이 열려

고무풍선이 희미한 점으로 보이고


모래사장을 맨발로 구르는

물을 뚝뚝 흘리며 옷을 짜내는

한 편의 사진집 되어


오늘 내가 본 세상은 이랬어요

다정은 생각보다 도처에 널려 있고

어렴풋한 젊음에 그려지는 천진함을 기억합니다


매일 어린 날을 살아가며

아픔을 방패 삼지 않아도 된다는 걸

묵묵한 걸음으로 한강변을 따라 걸으며


할 말이 아직 많고

아무것도 아닌 날은 나만의 시간이죠


초라함은 생각보다 빛이 나고

묻거나 확인받지 않아도 된다는 걸

나는 그렇게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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