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 아플 적에. 손톱에서 싹이 자라난다. 줄기가 돋을 즈음해서 쇠붙이로 작게 짧게 잘라냈다. 조각난 조각들, 한 움큼 쥐어다가, 꿀꺽. 삼켰다. 잘린 여린 잎은 씹어도 씹어도 자꾸 이빨 사이에 끼기만 해서, 틈이 벌어진다. 입을 가리고 웃어야 해.
밤새 긁힌다, 살이. 부글부글 배가 끓는다. 몸이 큰 항아리가 된 것 같아서 손을 넣고 휘휘 저었다. 김이 모락모락 났다. 손금에 손잡이가 딸려 나온다. 틈은 벌어지기 쉬워서 뭐가 끼기도 쉽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식탁과 찬장.
샐러드 볼을 식탁 위에 올렸다. 투명하고 반들반들해서 속이 전부 비치는 유리 볼. 누가 속을 계속 게워낸다. 그릇을 바꾼다고 애를 먹었다. 열 때마다 커지는 마트료시카. 러시아 사람은 아닌데, 어디서 왔지. 마트료시카. 식탁이 전부 뒤덮였다. 그쯤 바닥에 뭔가 크게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끄윽. 종료음이었다.
거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