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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유 Sep 14. 2024

어딘가 나란히 이상한 별종들이 좋습니다



푹 꺼진 소파에 앉아 홍차를 달여 마셔요.

며칠 전쯤 들여와 가죽을 바꾼 흔들의자를 바라보며,

향긋하게 퍼지는 잎이 천천히 뜨겁습니다.


저는요, 제가 사랑한 흔적으로 점철된 사람.

불명의 날마다 저에게서 발견되는 ___를 봅니다.


모서리가 둥근 협탁, 선명하지 않은 거울, 바람 빠진 타이어, 군데군데 이가 나간 그릇.


도망가지 않고 가운데 콕 박혀 있으면 장식이 되는 걸 아세요.

생크림 케이크 위 딸기 하나처럼.


보라색 포장, 하얀 끈

꽃말이 마음에 들어 선물한 꽃다발

그런데 꽃의 이름은 기억나질 않아도

웃던 얼굴은 선명해서


건들면 톡 터지거나 툭 부러지고 말 것 같은

나를 닮은 것들의 닮은 점이 슬플 때도 있지만

어딘가 나란히 이상한 별종들이 좋아요.


그러니까, 저는 고백하는 매일을 삽니다.

내일모레*도 꼭 그랬으면 좋겠어요.





*극복한 다음의 날.

시련, 극복, 그리고 그다음부터 다시 쓰이게 될 이야기가 궁금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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