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짐정리를 하다가, 완성하지 못한 그림을 발견했다. 파편이 모여서 너와 나는 우리가 되었다. 시력이 정말 좋지 않지만 가끔은 일부러 렌즈와 안경을 둘 중 하나도 착용하지 않은 채로 걸음을 나서고는 한다. 하나로 보이던 물체가 자꾸만 양옆으로 퍼져서, 분명 내가 바라보는 물체는 가만 정지해 있는데도 잔상이 남는 것만 같다. 흐릿한 형체에 내 멋대로 살을 붙여서 구체화시킨다. 언제부터 이야기를 덮을 수 있는 존재가 된 걸까,
- 놀이공원의 대관람차를 유독 좋아한다. 고점도 저점도 가지만 결국엔 돌고 도는 것임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마저도 탑승객이 없어져버리어 나름의 쓸모를 다하면 ‘대’를 대체하여 ‘폐’라는 글자가 붙는다. 폐관람차. 슬프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폐관람차가 되어도 찾아가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 다시 기뻐졌다.
- 감각의 세계는 복잡하고 어렵지만 그래서 좋다. 울고 싶을 때 시원하게 울며 쏟아내고 웃고 싶을 때 소리 내어 건강하게 웃으며 살아가고 싶다.
-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과 무서움이 있어도, 택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길이라면 더 아름다운 길도 없지 않을까.
- 언제나 어릴 수는 없어도, 결국 언젠가 어른이 된다는 게 세상의 이치라지만, 소녀 소년, 소년 소녀일 적의 개인들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우연의 연속이 운명처럼 그려지다가도 운명은 결국 허상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들 때가 있다.
- 분주한 일상을 오래 지속하려면 동기가 분명해야 한다. 안 그러면 어느 순간 푸시시- 꺼져버릴지도 모른다. 내가 그랬다. 오래 걸렸다. 다시금 정상궤도에 안착하기까지.
- 나와 비슷한 정도로 불완전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내가 생각하는 완전에 가까워지는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