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4일 (6일차)
어제 먹었던 데미가츠동이 맛있었기에 점심에 다시 가서 먹으려 했으나 화요일인 오늘 휴무다. 내일 아침에 8시 30분에 떠나야 해서 오늘이 마지막인데, 못 먹게 되었다. 어제 먹을 수 있을 때 다 먹어볼 것을 시작부터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아쉬워할 틈이 없다. 음식은 많으니까. 방향을 바꿔 일본쇼핑몰(이온몰)로 향했다.
그곳 푸드코트에 튀김덮밥(텐동)이 맛있다고 해서 방문을 했는데, 후쿠오카의 하카타에서 만들어진 튀김체인점이었고 후쿠오카의 명물인 명란젓을 간 마에 섞어 주는 반찬이 기본 제공(리필가능)되는 튀김 정식이 눈에 들어와 그것으로 주문을 했다. 튀김은 야채튀김부터 해산물 튀김까지 튀겨지는 대로 두세 개씩 제공되었고 갓 나온 튀김이라 바삭하게 잘 먹을 수 있었다.
오카야마에는 고라쿠엔이라 불리오는 일본 3대 정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일정에 넣었다. 점심밥을 먹은 오카야마역에서는 걸어서 25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트램으로는 3 정거장이었고 가격은 120엔으로 저렴했다. 여행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체력이 부치기도 했고 트램을 타보고 싶었기도 해서 일거양득의 느낌으로 탑승을 했고 금세 도착했다. 일본 3대 정원이라 불리는 고라쿠엔 첫인상은 '겨울 빼고 다 예뻤겠다.'였다. 정말 초목은 없으며 앙상함만이 반겨주는 곳이 왜 일본 3대 정원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입장할 때 받았던 안내책자를 보니 사진으로 보이는 정원의 모습은 일본의 3대 정원이라 불릴만했다. 봄에는 벚꽃과 매화를 심은 구역, 여름에는 대나무숲과 녹차를 싶은 구역, 가을에는 단풍나무를 심은 구역, 넓은 정원 가운데에 언덕을 만들어 정원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게 만든 구조는 좋았으나. 내가 방문한 겨울에는 눈이 왔어야 소복이 쌓인 눈으로 앙상함을 덮어주었어야 했는데, 눈은 없었고 누런 황량함만 나를 맞아주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옆에 있는 오카야마성으로 이동을 했다. 전 날에 히메지성을 보았기에 안 봐도 될 것 같은 마음이 있었으나, 히메지성은 외벽은 하얀색으로 백로의 성이라 불리고, 오카야마성의 외벽은 검은색으로 까마귀의 성이라 불린다기에 대비하여 보기에 괜찮아 보여 옆에 있는 오카야마성으로 이동을 했다. 간사이 와이드 패스를 구매하면서 '오카야마 조이패스'를 함께 증정받았는데, 오카야마성 입장료도 무료였고 아이스크림도 1개 먹을 수 있는 무료 쿠폰까지 제공이 되었다. 관람루트는 맨 위층부터 내려오며 관람하는 방식이었고, 물론 전부 일본어였고 딱히 관심이 생기지 않아 대충 훑으며 카페가 있는 2층까지 빠르게 내려왔다.
그곳에는 흥미를 끌만한 부분이 있었는데 예전에 사용했던 장검과 단검을 들어볼 수 있게 되어있었고(물론 아크릴 박스에 막혀 위아래로 들어보며 무게만 느낄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조총도 들어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무거운 조총무게에 놀랐다. 체감상 10kg 정도 된 듯한데 총열 부분이 그냥 깡으로 전부 쇠였다. 또한 지휘관이 지녔을 법한 권총도 들어볼 수 있었다.
체험을 한 뒤에 카페에서 아이스크림 쿠폰을 제시했고, 잠시 뒤에 내가 받은 것은 파르페였다. 오카야마에서 먹어봐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파르페였는데, 얼떨결에 얻게 되었다. 생각지 못했던 파르페의 등장에 나도 모르게 가감 없이 기쁜 리액션이 나와버렸고 종업원 분도 즐거워하셨다. 파르페의 맛은 뭐 아이스크림이었다.
해가 더 넘어가기 전에 다음 일정으로 이동을 해야 했다.
오카야마역에서 지하철로 20분 이동을 하면 구라시키역이 있는데 그곳에 구라시키 미관지구라는 곳이 있다. 일본의 전통적 목조 건조물군 보존지구로 선정되어 있는 곳이었다. 예전 일본의 생활양식을 볼 수 있으며 거리의 가운데에 작은 강이 흐르고 있어 나룻배를 타고 유유자적함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사진도 찍을 겸 방문을 했다. 하나 어제의 성년의 날에 여파인가 대부분의 가게는 문을 닫았고 심지어 나룻배도 운영을 하지 않았다. 아쉬움에 자리에 앉아 멍하니 노을을 기다리며 하늘을 보고 있던 와중에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초밥이 먹고 싶어졌다. 구라시키에서 체인점인 쿠라초밥이 먹고 싶어 졌고 혼자서 '구라쿠라'라임에 뿌듯해했다. 초밥가게는 지금 있는 구라시키 미관지구에서 걸어서 2.4km, 35분 정도 걸어가면 있었다(대중교통이 없었다.). 나름 운동도 할 겸 걸어서 이동을 시작했고 생각보다 먼 거리에 지쳐가며 목적지로 향했다. 완전히 주택가를 관통하며 이동하는 길이었고,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이었다.
쿠라초밥에 도착을 했고 17시에 도착을 했기에 아직 손님이 많지 않았다. 입구에 있는 기계로 순번등록을 했고 주어진 종이를 받아 들고 종업원의 안내를 기다렸으나 다들 무시하고 지나가길래 당황해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기계에서 나온 종이에 이미 좌석 번호가 기재되어 있었고 알아서 찾아가는 시스템이었다. 자리에 착석을 해서 회전초밥 레일에 지나가는 초밥도 집어 들고, 키오스크로 먹고 싶은 초밥도 주문해 가며 풍성한 식사를 하였다. 초밥 1개에 350엔짜리 참치대뱃살초밥도 주문해 보았으나 밥 위에 냉동참치 한 조각이 떡하니 올려져 있는 것을 보고 그냥 115엔짜리 초밥으로 계속 주문을 했다. 나는 역시 다진참치군함말이 초밥이 제일 무난하게 맛있는 거 같다.
식사를 마치고 나왔을 때는 이미 해가 져있는 상태였고, 나는 다시 역으로 돌아가야 했다. 구글맵이 알려준 길은 아까 왔었던 주택가를 관통하는 길이었는데 어제저녁에 봤던 한국인 실종사건을 인지한 뒤로 조금 겁이 나 대각선으로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을 포기했다. 500m 정도 더 걷더라도 돌아가는 큰길을 선택했고 지금 시간은 대략 18시쯤이었다.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옆에 차도에 차가 가득히 있어 막혀있었다. 이 시골 같은 소도시에도 러시아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역으로 걸어갔다. 밥을 먹고 힘이 나서 그런지 아니면 큰길이어서 볼 게 많아 재미있게 걸어와서 그런지 역에 금방 도착한 느낌이었다. 금세 들어오는 로컬전철을 탑승하여 오카야마역으로 돌아왔다.
내일 오전 8시 30분에는 도쿠시마로 가는 시외버스를 예약을 해두었기에 일찍 자야 했고, 버스에 싣을 수 있는 가방의 무게는 10kg 이하로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예약할 때 확인을 했기에 쇼핑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었지만 도쿠시마에서의 쇼핑몰은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해서 다녀와야 했고, 지금 도착한 오카야마는 역에서 내리면 숙소로 걸어가는 길에 쇼핑몰이 있었기에 그냥 오카야마에서 쇼핑을 하고 가기로 마음을 먹고 쇼핑몰로 들어갔다. 사고 싶었던 것을 못 찾아서 지하 1층과 3층을 왔다 갔다 하며 직원 분에게 물어가며 또, 수중에 소지하고 있는 금액을 확인해 가며 1시간 정도의 쇼핑을 마치고 면세계산대에 줄을 서 있었다. 그곳에서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는데, 정말로 중국인들은 쇼핑의 스케일이 다르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을 했다. 나는 많이 샀다고 해서 1만 엔 정도로 쇼핑을 마쳤는데, 옆에서 계산하던 중국인은 손카드로 3개 분량이었고 금액은 약 8만 엔 정도를 쇼핑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넘어 경악이었다.
숙소로 돌아와 오늘의 걸음 수를 확인해 보니 26,000보를 넘어가고 있는 여행 최대의 걸음 수였다. 초밥집을 걸어갔던 게 왕복으로 약 5km 정도였으니 그곳에서 좀 많이 걸었던 것 같다. 잘 준비를 하고 누워서 휴식을 만끽하던 중 불현듯 떠오른 안 좋은 소식이 있었다. 아까 쇼핑몰에서 옆에 중국인들 쇼핑에 놀라 감탄하는 사이에 그냥 결제를 해버렸고,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사용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약 500엔 정도는 추가 할인받을 수 있었는데, 챙기지 못한 스스로를 탓하며 아쉬움을 갖고 잠을 청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일정이 틀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약간의 일정 조절이라면 해프닝정도로 넘어갈 수 있을 텐데, 혹시 하루 일정이 통째로 사라져 버린 일이 있으십니까? 저의 내일 여행이 하루 통으로 날아갔거든요. 혹시 여러분은 여행을 가서 하루가 비어버렸을 때 어떻게 하셨나요? 아니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