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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탈임상학교 Sep 09. 2024

10km러닝 그리고 넷플릭스 다시 시작한 이유는?!

오늘은 이직 후 2주 차를 시작하는 하루다. 이직 후 정신없이 보낸 것 같다. 업무 적응 외에도 다시 시작한 지하철 출퇴근, 새벽 운동, 도시락 준비 등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 그중에서도 이번 주 들어 가장 큰 변화는 10km러닝과 넷플릭스를 다시 구독한 것이다. 


과거에 난 러닝 중독자라 할 만큼 많은 거리를 뛰었다. 중학교 때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러닝을 접하고,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에서도 러닝을 굉장히 많이 뛰었다. 남들은 근 손실이 난다고 러닝을 많이 하면 안 된다고 하였다. 하지만 난 멋진 몸보다 기능적으로 훌륭한 몸을 원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10km러닝은 내게 필수적인 요소였다. 


넷플릭스도 내 삶에서 나에게 버틸 수 있는 커다란 힘을 준 OTT 플랫폼이었다. 대학병원 간호사 시절, 정말 가기 싫었던 출근 시간을 난 넷플릭스와 함께 보냈다. 넷플릭스의 다양한 콘텐츠들을 보면서 그 시간만큼은 웃고 설렘 가득한 출퇴근 시간을 보냈다. 물론 지하철에서 내려 병원으로 가는 시간은 너무 힘들었지만, 그 힘듦을 조금 덜 수 있었던 것은 넷플릭스 때문이라 생각한다. 



10km러닝 난 왜 멈췄을까? 


매일 러닝을 하던 내 삶은 웨이트를 하면서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10km 러닝을 예전에는 주 5일 뛰었다. 매번 뛸 때마다 빨라지는 페이스와 더불어 컨디션도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좋은 러닝을 왜 사람들이 뛰지 않는지 너무 의아했다. 


하지만 웨이트를 시작하면서 그리고 바빠지는 삶 속에서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하루에 해야 할 일들이 많아 운동을 예전만큼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2시간 안에 운동을 끝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심지어 1시간 안에도 운동을 끝내야 하는 만큼 내 시간은 넉넉하지 않았다. 


그때 선택한 방법은 러닝의 강도를 높이고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인터벌 트레이닝으로 빠르고 강도 있게 유산소 운동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 힘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를 하기로 했다. 웨이트의 효과로 힘이 세지는 걸 느낄 수 있었고 몸이 커졌다. 그러면서 점점 10km러닝과 난 멀어졌다. 



넷플릭스 대신 책 읽기를 


병원에서 퇴사하고 넷플릭스 구독도 멈췄다. 넷플릭스 대신 책 읽기를 선택했다. 책이 주는 효과가 당연히 더 클 것으로 생각했다. 어떠한 근거보단 막연하게 생각했다. OTT를 보는 것은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요소라 생각했다. 내 삶에 정말 도움을 줄 수 있겠느냐는 생각을 많이 했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넷플릭스를 중단하였다


구독을 취소하니 신기하게 보고 싶은 생각이 많지 않았다. 가끔 유튜브에서 재밌는 넷플릭스 시리즈나 다른 예전 영화를 설명해 주는 영상을 보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구독하면 넷플릭스만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 책 읽기의 습관이 자리 잡았는데 다시 넷플릭스를 보면 다시 마이너스의 길을 가는 것 같았다. 


넷플릭스를 보지 않으니 친구들 및 지인들과 대화에 참여하지 못했다. 미리 요약본을 보고 가도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고, 대화에서 점점 멀어지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도 내 삶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버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대의를 위한 희생이라 생각했고, 버티는 것은 자신 있었기에 묵묵히 내 갈 길을 갔다. 그리고 이런 내가 자랑스럽고 멋지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몇 년 만에 다시 10km러닝 그리고 넷플릭스 구독 


그렇게 2년이란 세월이 지나고 나는 다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10km러닝을 뛰기 시작했다. 예전만큼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 1~2회 10km러닝과 넷플릭스를 보기로 하였다. 내가 다시 이 2가지를 시작한 이유는, 내 감정과 생각을 따르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10km 러닝을 그만두기 전, 많은 사람들은 나에게 운동에 대해 조언할 때 공통으로 한 말이 있다. 유산소의 비중이 너무나도 높다고 다들 그랬다. 돌아보니 유산소의 비중이 높다는 걸 알았지만, 왜 이렇게 높게 설정했는지 스스로 묻지 않았다. 


내가 유산소의 비중을 높인 이유는 기능적으로 잘 움직이고, 축구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점점 운동하면서 이런 나의 목표가 희미해져 갔고, 남들의 말에 따라갔다. 몸무게를 더 키워야 한다, 스트렝스의 비중을 높여라 등 남들의 말만 듣고, 내가 왜 이렇게 운동을 했는지에 대해 되묻지 않았다. 


넷플릭스의 경우도 왜 내가 넷플릭스를 보고, 넷플릭스의 작품들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 넷플릭스의 작품들을 보고 생각하고 깨닫는 점들이 많았음에도, 단순히 책이 더 좋은 거야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와 내 감정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 없이 그냥 진행한 것이다. 



감정을 따르고 새로운 것들로 나를 채우다 


이제 내 감정과 생각에 충실하여지기로 했다. 어차피 뭐든 내가 받아들이고 해석하고 생각하기 나름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다들 도움이 되지 않은 행동이라 해도, 내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에 내가 즐거워하는 활동에 집중하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하기로 했다. 그래야 진정으로 내 삶에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다, 


10km러닝을 하면서 뇌를 비우고, 넷플릭스로 새로운 작품들로 나를 채워갔다. 그렇게 이전에는 책으로 머릿속에 가득 채우기만 하려고 했다면, 이젠 내 시간을 가지고 잠시 비우는 시간도 가졌다. 이렇게 한지 1주일도 되지 않았지만 난 벌써 여러 생각들을 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것들을 많이 느꼈다. 


항상 느끼지만 내가 주체가 되지 못한 삶은 불행으로 가는 지름길 같다. 넷플릭스를 보고 10km러닝을 시작하니, 조금은 더 재밌고 활기찬 삶이 가득한 것 같다. 비워야 채워지고, 채워져야 새로운 삶이 기다린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감정에 충실하고, 행복해라. 기준은 남이 아닌 나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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