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만큼 창의적인 게 있을까?
남편과 나의 DNA의 만남이 만든 3남매는 그 색이 모두 다르다.
첫째는 틀 안에서 행복하게 사는 아이다. 첫아이를 조심조심 키우던 부모의 양육방식이 아이에게 살아가는 방식으로 전수되었나 싶기도 하다. 질문은 주로 계획한 것을 확인하는 수준이다.
"엄마. 내일 우리 일정은 어떻게 되죠?"
둘째는 틀을 깨기를 원하는 소심한 발명가 같기도 하고 꼬마 철학자 같기도 하다. 첫째를 키우면서 익숙해진 양육과 너무나 달라 두 번째 부모가 되었지만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익숙할 줄 알고 하던 대로 키울 생각이었던 부모의 모든 계획들을 산산이 부서지게 하는 아이다. 질문도 특이해서 말문이 막힌다.
"엄마, 육신의 몸은 몇 킬로이고 영혼의 몸은 몇 킬로예요?"
셋째와는 하루 종일 둘이 있다 밤이 되면 너무 피곤할 정도로 말이 많다. 하루의 열량을 모두 말하는데 써버려서 키도 안 크고 마른 몸인가 싶다. 셋 중에 가장 활짝 웃고 가장 재치 있는 재간둥이다. 하루 종일 떠들다가 귀여운 미소로 스스로 마침표를 찍는 아이다.
가끔 이 셋을 보고 있노라면 나를 보는 것 같다가 어떨 땐 나도 모르는 내가 자녀의 모습으로 세상에 나왔나 싶어 은밀한 나와의 재회 같기도 하다.
3인 3색의 자녀를 키우며 매일 미지의 세상으로 발을 내딛는다. 이렇게 하루하루 지내다 훌쩍 세월 지나면 오늘이 그리워질 날이 오겠지. 맛나게 하루를 보낸 것, 모두 세 아이들 덕분이다. 부모의 한계를 뛰어넘는 생명, 자녀와의 만남은 나를 성숙시키는 신의 한 수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