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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령 박천순 Aug 10. 2022

입술

입술

 이령


새벽을 열고 그림자가 하나둘 일어난다
몸을 입고 걸어가야 할 시간
밤사이 하늘에 들었던 별
발자국도 없이 길을 떠나고 있다

태어나기 전 고요를 배운 존재에게
길은 너무 소란하나

나는 그림자입니다
들리지 않습니다

스스로 귀를 막는 처세
소음이 먼지처럼 휘돌다 간다

그림자의 심장 소리 붉디붉어
어둠 언저리 녹여낸 자리
빛을 머금은 입술들이 겹쳐진다
아침의 숨결이 가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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