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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령 박천순 Mar 19. 2023

봄의 정령이 나뭇가지에 앉을까 망설인다

봄의 정령이 나뭇가지에 앉을까 망설인다

 
오늘 바람은 어제의 바람이 아니어서
춥지 않을 거야, 가벼운 외투를 입어야지
섣부른 선택을 후회하는 산책길
 
나무껍질 깊숙이 노크해 보는 햇살
아직은 딱딱하구나
손끝을 주머니에 말아 넣고
산비탈에 몸을 누인다
켜켜이 쌓인 낙엽만 바삭하게 굽는다
 
내일은 온기가 좀 더 두터워지고
나무 속살도 한결 말랑해지겠지
팔꿈치로 공기를 톡톡 쳐본다
 
나무가 매달고 있는 지난가을의 열매
멀리서 보면 꽃순 같아
살캉하게 얼은 열매 녹아내리면
이거 봐 봄이 오고 있잖아
너의 목소리에도 연한 새순이 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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