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by 이령 박천순

시금치

이령

냉장고 속 시금치
국을 끓일까
무침을 할까 망설이다
그냥 넣어둔다

친구 집에 가니
새파란 시금치가 돋보이는
잡채가 맛있다

저녁 식탁 위
시금치는
국이나 무침이 아닌
잡채가 되어 오른다

원하던 음식이 안 되어도
시금치는 초록을 버리지 않는다
풀기를 빼고 부드럽게 엎드려
잡채의 맛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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