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진 것들을 펴기 위해선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
맷집 좋은 다듬잇돌이 등을 내주면
마주 앉은 엄마와 나
또그닥 또그닥
들숨 날숨 맞춰 다듬이를 두드린다
이불 홑청 구김이 적당히 성질을 죽이면
양쪽 끝을 잡고 힘껏 잡아당긴다
엄마 쪽으로 끌려가거나 홑청을 놓치지 않도록
팔다리와 단전에 힘을 단단히 준다
입안 가득 물을 머금고 홑청에 내뿜는 엄마
분무기처럼 고르게 멀리 퍼지는 기술은 묘기에 가깝다
다시 착착 네 귀 맞춰 접은 홑청을 다듬잇돌에 놓으면
또그닥 또그닥 저절로 맞춰지는 박자
시름도 걱정도 하얗게 펴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