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고 쉬고

by 이령 박천순

기도하고 쉬고

공중에도 색깔이 있다

초록과 분홍이 흐르는

2024년 5월 2일 원주수양관


소나무 그늘에 둘러싸인 기도실

벗어놓은 신발은 조용하고

기도소리는 절절했다


솔잎 수만큼 헬 수 없는 사연

십자가는 귀를 활짝 열고

작은 기도도 놓치지 않으려는데


내 걱정 주님께 던져놓고

덜어낸 만큼 가벼운 마음

햇살 아래 선다


홍조 가득 동그란 철쭉들

안녕 안녕

미처 다 나누지 못하는 인사


부드러움이 부드러움으로 이어지는

바람 꽃잎 물결

봄은 가슴에서 부풀고

사랑으로 동여매여

서로 닮아가는 우리들


쑥 민들레 돌나물이 봉다리 속으로

개울 속 다슬기도

구르는 웃음도 봉다리 속으로


숲그늘은 초록바다

쉬 전염되는 초록에

시선마다 팽창하는 싱그러움


하늘이 숲으로 내려와

치마폭에 나무향기 묻히고

숲은 머리카락에 하늘빛 묻히고


발 딛고 있는 땅

곁에 스며오는 사람으로

나를 빚어가는 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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