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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대한 생각

by 정이

겨울이 오면
모든 것이 조용히 숨을 고른다

가을 내내 붉은 옷을 입었던 나무는
바람에 마지막 잎을 맡기고
깊은 잠 속으로 걸어간다
새로운 봄을 품기 위한
묵묵한 준비처럼 보인다

사람의 마음도 닮아간다
지나온 계절을 천천히 돌아보고
가슴 한쪽에 쌓여 있던 것들을
살며시 내려놓게 되는 시간

차가운 공기 사이로
내면이 더욱 또렷해지는 순간들
그 속에서 나는
삶을 정리하는 겨울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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