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 보면
익숙한 대로변 대신,
가끔은 덜컹거리는
뜻밖의 골목에서 만나는 맛집처럼
낡은 간판 아래,
따뜻한 국물 냄새가
지친 어깨를 감싸듯 스쳐갈 때가 있다
삭막했던 하루가
순식간에 기운을 얻는 그 순간처럼
깊은 허기졌던 마음이
오랜 친구처럼 채워지는 그 순간처럼
인생의 긴 길 위에서도
잠시 멈추고 싶은 때
이런 '맛집 같은 순간'이 찾아오면 좋겠다
정말 잘 끓인 찌개처럼,
한 숟가락만으로도 힘이 나는 밥처럼
어쩌면 우리의 하루도
묵묵히 길을 나서는
누군가에게는 그런 작고도 귀한 위로의 맛집으로 남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