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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게 고인 기억

by 정이

​투명한 눈물 위로
네가 비치는구나.

​차마 쏟아내지 못한 마음들이
동그란 수평선을 그리며 고여 갈 때,
그 작은 유리알 속에

가장 선명했던 너의 웃음이 살고 있다.
​뺨을 타고 흐르는 건 슬픔일지라도
내 눈에 맺힌 건 여전히 너라는 빛이라서,

차마 닦아내지 못하고
가만히 눈을 감아 너를 가둔다.
​후드득, 발등 위로 떨어지는 소리.

깨어진 조각마다 네가 서성인다.
아프도록 투명한 그 거울 속에서
오늘도 나는 너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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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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