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1월이 되면 작년 11월이 생각난다. 이맘때쯤 제주도를 다녀왔기 때문이다. 내가 제주도로 가게 된 이유는 자립을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몸이 불편해서 부모님 도움 아니면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지냈는데, 이번 기회에 제주도에 가서 자립을 연습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통해 제주도에 가게 된 것이다. 두려움도 많았지만 제주도 한 달 살이 아니, 제주도 일주일 (?) 살이에 도전했다. 솔직히 나는 가족들과 떨어져 지낸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낸 적이 아예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한 번 자립을 하기 전에 나 혼자 얼마나 할 수 있나 나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주최하는 선생님들과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나를 비롯한 세 분과 함께 제주도로 가게 되었다. 제주도로 가기로 한 D-Day 날, 비행기를 타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비행기용 휠체어에 옮겨 앉아야 했고 전동휠체어도 따로 또 실어야 했다. 장애가 있는 나는 날씨가 추워서인지 몸이 좋지 않아 샤워하는 것부터 옷 입는 것까지 혼자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자립을 해보려고 여기 재주도까지왔는데 할 수 있는게 없어서 마음이 너무너무 힘들었다. 앞으로 자립하려면 보다 많은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렇게 나의 제주도 한 달 살이 아니 일주일(?) 살이는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