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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록나물

독성 때문에 소수만이 즐긴 맛 좋은 나물

 ᆢ독성 때문에 소수만이 즐긴  맛 좋은 나물


 장록나물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되는 일 년생 풀이다. 풀이라고 하지만 그 자태와 자라는 기세는 나무처럼 자라나 여름쯤 되면 사람키를 훌쩍 넘긴다.


그리해도 초본이란 한계 때문에 가을이 되어 첫서리를 맞게 되면 왕성하던  그 자태는 하룻밤 사이에  사그라져 내린다.

물론 땅속에는 다음세대를 위한 굵은 덩이뿌리를 튼실하게 남긴 채 말이다.


겨울을 지나 온화한 봄이 오면  이맘때쯤 땅속 덩이뿌리에서  파릇한 새순이 힘차게 돋아난다.


요즘은 자리공으로 알려져 있고 미국자리공도 있지만 이러한 이름은 나에게는  낯설다.

반면에 어릴 적에 불렀던 장록풀이란 명칭이 더 숙하다.


일설에 따르면 오래전 역사 속의 인물 장녹수가

 그 뿌리로 만든 사약을 받았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고  전해온다.


이를 보더라도 장록풀이 우리의 토종식물인 것은 분명하다.

요즘은 토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그런탓인지 수년 전 포털에 올린 나의 장록나물 이야기가 다수검색되어 간간이 댓글이 계속된다. 최근 모 Tv 한식기행팀의 사용문의 제안도 받았을 정도이다.


장록풀은 가을이 되면 보라색 영롱한 열매다발을 맺는다.   그 열매를 한 움큼 훑어 쥐어짜면 진홍색 물이  주르륵 흘렀다.

 나는 어릴 적에  진홍색 즙액이  나오는 장록풀 열매를  물감처럼 가지고 놀았다.


보통 사람들은 독성 있는 풀로  잘 알려져 있었으므로   봄에 나오는 새순조차도 나물로는 거의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토종 나물들에 관심을 갖게 된 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식용법을 아는 소수의 사람들은  장록나물을   즐겨 먹어 왔다는 점이다.


​그 맛과 식감이 뛰어나며  약성 또한 여러 효능이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나도 지난봄에 조심스레  방법을 숙지한 후 장록나물의 식용을 시도해 보았다.


정말로 맛과 식감이 여느 봄나물과 달리 뛰어났다.  그뿐만 아니라 효능 또한 이뇨작용, 부종개선, 염증치료와 허리통증개선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식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요즈음 야외에 나가면 그동안 장록나물이 튼실하게 자라 있다. 뼘 신선한 연녹색으로 올라와 있다. 보기에도 연하고 깨끗해 보인다.​

부드러운 윗부분을 채취해 와 삶아 내고 소금을 한 줌 넣은 물에 하룻밤 담가둔다.


다음날 건져내어 물을 짜낸 후 한두 번 자르고 여느 봄나물과 마찬가지로 취향대로 양념으로 장록나물 무침을 할 수 있다.


다른 나물들과는 판이하게 구별되는 좋은 식감과

깊은 맛이 있다. 또한 돼 쳐 말려 묵나물로 보관하여 겨울철에 먹어도 좋다.


​독성이 있어 그동안 기피하던 장록나물이다. 하지만

약초강의에서 독성이 있는 풀이어야만 약성이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식용법만 잘 지킨다면

장록나물도 좋은 토종 식재료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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