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림진 Oct 04. 2023

전업육아맘의 선택, 거실 TV 퇴출

내 아이 미디어 중독만큼은 되지 말자

고백하건대 나는 미디어중독자다. 핸드폰을 항시 들고 다니고 보는 핸드폰 중독자.

내 영혼의 동반자는 핸드폰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내가 2023년 올해 제일 잘한 일을 꼽아보자면 지난달 TV를 거실에서 퇴출시킨 게 아닐까 싶다. (응원해 준 남편에게도 많은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아이를 키우면서 TV영상이 얼마나 유해했는지에 대해서 많은 논문과 문제점이 있는데도 알면서도 나 좀 쉬자고 틀어놨던 게 아이에게 탐구할 기회와 놀이 기회를 빼앗다고 생각한다.


영상물 과다 노출은 부모와 아이의 사회성과 상관관계가 있으며, 또한 활동 충동성, 공격 반항성, 또래 공격성, 우울, 퇴행, 불안 등과 상관이 있었다고 한다. (많은 논문결과)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컴퓨터, 스마트폰, 인터넷 등이 영유아의 삶에까지 깊게 파고들게 되었다. 요새 아이들은 어항을 보고 검지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벌리는 행동을 한다고 한다. 더 확대해서 바라보고 싶어서 그런다는 거다. 화면을 보고 모든 화면이 터치가 가능하다고 느껴 톡톡 치거나 확대하는 양상을 일으켜서 어느 순간 액정이 깨져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어른의 부재와 더불어 놀이친구의 감소 등 사회 환경의 변화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디지털 미디어가 되는 것이다. 거기에 알고리즘까지도 완벽하다.


우리 부부는 6살과 4살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가까이하게 하면서 양육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으며 외부에 나가서 식사 도중에 태블릿을 보여주는 행동도 한 적이 없다. 오로지 핸드폰은 사진을 찍거나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글을 보거나, 통화를 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몇 시간도 안 보는 TV마저도 영향을 미친다고 느꼈다. TV를 껐을 때 심하게 분노하고 영상물을 보는 동안에는 호명반응도 잘 되지 않고 심하게 집중하며 영상물 시청 이외에는 다른 것에는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주 과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 두 명 모두가 이런 행동의 패턴들을 보여줬다.


그래서 과감히 TV를 안방에 넣었고, 작동되지 않음을 인지 시켜주었을 때부터 아이들은 놀잇감을 찾기 시작했다. 어른의 의존도가 굉장히 높았던 첫째마저도 스스로 놀이를 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샤워를 한다거나, 쉬거나, 혹은 집안일 설거지등을 한다고 TV를 틀어줬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과 내가 TV의존도가 심해짐을 느꼈다. 아이들과 놀이터 갔다가 돌아와서 밥을 준비할때 TV를 틀어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TV에 빠져들고 헤어나오지 않는다. 그다음부터는 놀잇감으로 놀지 않고 엄마의 주도가 아니면 저녁시간이 그렇게 흘러갔다.

우리집에서 제일 먼저 일어나는 둘째는 아침에 일어나서 TV를 틀어달라고 떼썼다.

그러나 

지금은 일어나서 그림책을 혼자 본다. 혹은 장난감을 꺼내어 놀기도 한다. 첫째도 그렇다. 6살 첫째는 역할놀이가 익숙해서 둘째와 함께 인형놀이나 블럭놀이를 한다. 혹은 역할 놀이로 주방놀이나 병원놀이세트로 노는것이다. 집안일 또는 휴식을 해야할때 TV를 틀어줘야만 했었던 때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그래서 더 많이 아이들이 놀잇감으로 탐구하게 된 한달이었던 것 같다.


전업육아맘의 선택에 있어서 가장 잘한 것은 TV 퇴출이라고 생각한다. 내 아이만큼은 미디어중독자에서 비디오증후근에서 자유롭기를 바란다. 비록 내가 핸드폰 중독자지만 말이다.

이전 07화 떼쓰는 아이들 vs 무조건 수용하는 엄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