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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림진 May 18. 2023

좀비같은 엄마들

쳐다만 보고 있어도 지친다

왜 그렇게 힘들까...

아이는 그렇게 사랑스러운데 왜 그렇게 지칠까,

안전을 생각하면서 쳐다보고 있는 그 상황 하나만으로도 불안과 초조에 시달리는 건 내가 정신병이 있어서인가 싶기도 하다.


남편이 얼마 전에 키즈카페에 아이 둘을 보육하면서 엄마들이 좀비같이 퀭하게 무기력하게 앉아있으면서 핸드폰을 하거나 아이들을 시큰둥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내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사실 핸드폰을 보고 있어도 의미 없는 SNS나 혹은 자극적인 기사들을 보고 있지 않을까.


한두 시간 아이를 보고 있는데도 행복하게 쳐다보는 엄마는 몇 없지 않나 싶다. 놀이터에서 제발 집에 가자며 애원하는 엄마가 흔하다. 어떤 엄마는 아이가 집에 바로 갈 수 있도록 하원길에 차를 원내 앞에 바로 가져오시는 분들도 있다.


아이들은 에너지 넘치게 놀고 싶고, 엄마는 집에 가서 오늘 저녁은 무엇을 해먹일까, 내일은 무슨 일정이 있었지? 이번주말은 어떻게 아이들을 놀아주며 보내야 하나, 주말 식사는 뭐로 해야 하지? 엄마가 허리가 아프다고 했는데, 얼마 전에 이모가 아프시다던데, 누가 결혼을 한다던데, 이메일을 보내고 이거 마감시한이 언제였더라... 집에 가서는 뭘 하고 놀아야 하지? 아이 숙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아이가 따라올까?


각종 생각이 뒤섞이면서 결국 되는 건 없다. 아이는 돌을 가져와서 친구와 싸운다. 별것도 아닌 거가지고 두 자매는 싸우고 몸싸움으로 번진다.


엄마의 관심을 돌리려고 엄마 여기봐바, 이거 봐 바, 나 잘하지, 엄마 미끄럼틀 아래 있어. 엄마 이리 와봐. 엄마 그네 밀어줘.


좀비 같은 엄마들, 퀭한 엄마들.

성향차이인가.


인생의 감사를 배우지 않아서 그런 건가, 수양이 부족한 건가, 도를 덜 닦은 건가, 시간관리를 못 배워서? 왜 좀비가 될까.


이 일상에 대한 모든 것들을 행복이라고 위안하며 살아야 하는 건가.


아마 그렇다면 몰입도의 차이인가.

아이와 함께 놀면 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에너지 차이가 나는 아이들과 함께 논다는 것은 성능 다른 로봇이 함께 놀다가 전원이 꺼지는 상황과 같지 않을까.


어쨌든 좀비가 되지 않으려면, 운동을 해서 체력관리를 해야 하고, 영양제를 먹고,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하고, 특히 부인과 검사를, 그때그때 다이어리에 알람설정으로 마감시한을 기록하고, 생각하고 할 수 있을 때 바로 일을 시행해야 하고, 가급적이면 기한이 없는 일은 가까운 사람과 함께 약속을 정하고(예를 들어 가전제품 수리 혹은 기한이 넉넉한 정리 등),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감사와 명상을 하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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