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고 이기적이었다. 코로나는 좋은 핑계이자 방패였다. 마음 알며 외면했다가 못이기는 척 캠핑 한 번 가보자고 했다. 들뜬 아내는 또다른 죄책감이자 미안함이었다. 짐을 내려놓자마자 괜히 왔다고 후회했지만, 내 눈치가 궁금한 장모님 앞에선 연신 ‘좋네요’를 말하다보니 진짜로 좋아졌다. 아들의 업어달란 애교는 귀찮음이 아니라 감사함이었다.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면서 바보같이 살 필요는 없었다.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려나보다. 딱지가 생기고 간지러웠다. 이건 현상에 기반한 근거가 아니라 다짐이자, 용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