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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우 May 14. 2022

오늘의 김밥

간만에 멀리 다녀갔다. 감사한 분들께 눈도장만이라도 찍다가 결국 이후 일정이 촉박해졌다. 남는 시간 25. 시간상 김밥  줄은 구겨넣겠지. 다급히   넣는다.   처량한가라는 의문이 올라오기 직전.


맛있다! 깻잎으로 싼 참치 김밥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건 그 이상! 재료를 이리 정성스레 잘게 썬 탓에 입안 질감은 경쾌하고 소리는 유쾌하다.


가게 안을 다시 스캔한다. 카드계산기옆 영수증은 수북하고 국물을 담아둔 커다란 육수통은 겨우 한그릇 나올 정도로 비었다. 장사가 잘되는 맛집이다. 두번째 김밥을 넣는다. 내용물들이 사그작사그작 입안에서 경쾌하게 씹히고 참치의 향이 팔딱거린다. 느끼하기전 깻잎이 향을 자랑한다.


행복하다. 그리고 피식 웃는다. 처량하고 청승맞을 뻔 했던 저녁이 호사스럽다. 콧노래가 나오고 다음 일정으로 가는 발걸음이 즐거워졌다. 즐겁게 살자. 이 흥얼거림이 내 태도가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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