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그녀의 이야기, 딸의 고백
그 이야기의 줄거리는,
그녀의 모친은 그들을 키우면서 많은 고생을 했고, 오랫동안 직장을 다녔다고 했다.
그리고 2년 전 건강이 안 좋아 종합검진을 받았는데
직장암과 방광암이 같이 나타나 수술했다는 것이다.
결과는 그리 썩 좋지가 못했고 의사의 말은 항상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음식도, 운동도 거기에 맞추어 잘 관리하라는 처방을 받고 지내왔다고 한다.
다행히 딸들이 주변에 살고 있어 늘 상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고 했다.
별다른 차도도 없었고 병원에서는 사실 때까지 잘 모시라고 했다.
암이 얼마나 아픈지 엄마를 보고서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저번 겨울, 눈이 오는 날이라고 기억이 된다며,
엄마가 그녀에게 와서 오늘 공원에서 참 이상한 사람을 보았다고 했다.
“무슨 한이 있는 사람 같아, 참 안되었어,”
그녀는 자기 엄마에게 “엄마보다 더 안 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하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서는 그날 이후 매일 같이 그 시간이면 공원에 산책하러 간다고 하면서 나가셨고
약을 드실 시간에 맞추어 딸 집으로 왔다.
혼자 계시면 혹시나 약을 안 드실 것 같아 딸은 약 시간을 정하여 집으로 오도록 했고
그 시간이 운동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그녀의 시간을 이해하였다. 손주를 데리러 가는 시간을……. 오후 세 시.
추운 날씨에 공원을 가는 그녀를 딸은 말렸으나 그것이 일과처럼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녀와서는
“오늘은 그 사람이 나왔어,”
“오늘은 안 나왔어,” 늘 상 이야기를 하셨다고 했다.
그가 나온 날은 그녀의 이야기가 길어졌고 활기가 있었고,
그가 나오지 않은 날은 침묵하고 우울해했다고 했다.
그렇구나, 그도 추운 날씨면 공원에 나가지 않았고,
특히 그는, 눈이 온 이후면 나뭇가지의 눈이 다 떨어질 때까지는 밖을 나가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공원 나들이가 그때도 계속되었다는 말에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지면서 그년의 공원 산책 시간도 길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그의 딸에게
“요즘 그 사람이 매일 나와” 하면서,
꼭 애인을 만나고 온 사람처럼 활기가 넘쳤다고 했다.
그녀의 딸도 몹시 궁금하여 같이 가자고 하였지만 한사코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딸이 보기에는 공원의 산책이 무리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밝아지시고 건강도 좋아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사위는 “장모님 아니 요즈음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식사도 잘하시고 병원에서도 아프지 않으면 좋아지는 거라 하던데 정말 우리도 신나네요,” 하면서,
좋은 일 있으면 이야기해 달라고 하며 한바탕 웃었다고 했다.
그녀는 좋은 일은 뭐 공원의 공기도 좋고 이런저런 사람이 많이 오니 쳐다보는 재미도 있고.
그리고 그렇게 몇 달을 일주일에 한 번,
병원 치료 가는 날 외에는 공원을 열심히 다녔고 건강도 좋아지는 것 같아 딸로서는
정말 다행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애야, 그때 이야기한 이상한 사람 말이야, 그 사람도 매일 공원에 오는데 괘나 오래된 것 같아.”
“그런데 참 슬프게 보여,
그 사람도 아픈 사람일까” 하고 그녀의 딸에게 이야기하면서
“내가 한 번 물어봐야지,” 하며 서로 웃었다고 하였다.
그날이 벚꽃 피는 4월 초의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내일은 내가 한번 그 사람에게 물어보아야지 혹시 아픈 사람이냐? 라고,
그러면서 아픈 사람 같지는 않고….” 고개를 갸우뚱하셨다고 했다.
그리고 그이 후는 얼굴에 화장도 하고 가꾸기 시작하였으며,
정말 아픈 사람이라고 느끼기에는 너무나 활기차고,
무언가 자기가 살 수 있는 길을 찾은 사람처럼 그렇게 활기가 넘쳤다고 한다.
사위와 딸은 이상해서 병원에 가서 상담하였는데,
의사는 좋아질 수도 있고
어쩌면 마지막의 생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답변하였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가 좋아지는 모습만으로도 안심이 되었고,
그리고 이후 약을 먹으러 온 엄마는 선생님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저런 선생님과 나눈 대화,
내일은 무슨 옷 입을까,
정말 첫사랑을 하는 소녀 같아 보였다고 했다.
매일 그런 설렘으로 공원을 향하는 엄마를 보고
“ 엄마 나도 한번 만나보면 안 돼요?” 하고 물었는데,
그녀의 대답은 그녀가 좋아지면 그때 같이 만나자고 하셨다.
정말 4월에는 엄마가 아픈 사람 같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딸은 그 날짜를 기억하고 있었다. 5월4일 이었다.
엄마가 현관문을 열며 들어오시며 뒤에 무엇인가를 숨기고 들어 오셨다,
딸은 뭐예요? 하고 물었고,
그때 그녀는 딸 앞에 장미꽃다발을 내밀며
“나 오늘 선물 받았다.” 하시며 마치 소녀가 첫사랑을 고백받고 흥분한 그런 사람 같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은 온 집안 식구가 선생님의 칭찬으로 그날을 보냈다고 했다.
선생님을 만나고 오시면 카톡도 보여주고,
주옥같은 말들이 느려 놓일 때면,
그녀의 딸은 “엄마는 참 좋은 분을 만났구나.” 하고 느끼다 고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고,
바로 병원에 입원하였다.
검사를 받으며 머리도 밀었다고 한다.
그렇게 삼 주간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그가 그렇게 기다렸던 삼 주간의 연락이 되지 않았던 미스터리가 풀렸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렇게 아프던 사람이 갑자기,
괜찮아지며 아프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면 가발을 빨리 준비하라고 했다.
병원에서도 퇴원해도 괜찮을 것 같다며 삼 주 만에 퇴원했다고 했다.
그는 그때 서야 그녀의 머리 염색의 이유를 알았다.
그리고 퇴원해서 집에 오자마자,
선생님을 만나러 집을 나설 때는 아팠다는 것이 거짓말 같았었다.
가발 머리에 약간 진한 화장을 한 엄마는 어느 중년 여인의 외출 날 같았다고 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온 이야기며,
영화관에서 손을 잡은 이야기를 소녀처럼 했고,
또 하루는 선생님 집을 방문할 거라 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했다.
“혼자 어떻게 사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며,
남자가 혼자 살면 얼마나 살림이 힘들겠어,
여자가 혼자 살아도 힘든데”,
걱정 반 근심 반으로 집을 나셨고 돌아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아무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아,
웬만한 여자와 같이 살면 더 힘들겠더라,
나보다 더 훨씬 잘 치우고 정리 정돈이 무슨 신혼집 같았다”라고 하시며
큰 한숨을 쉬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 갑자기 또 아프기 시작했으며,
결국 밤에 구급차가 와서 그녀를 싣고 병원에 갔다고 했다.
그가 본 119구급차가 그 차였구나,
그는 지나간 모든 그녀와의 일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렇게 의식을 잃고 일주일 만에 깨어나서 휴대폰을 찾으셨다.
그러나 휴대폰은 집에 두고 와 거기에 없었다.
그녀는 그의 딸에게
“정말 마지막을 행복하게 보내어 고맙다고 전해주라.”라고 하면서,
“만약 다시 병원을 나가면,
꼭 한번 다시 만나서 밥이라도 자기 손으로 차려 대접하고 싶다”라고
딸에게 말했다고 했다.
그때의 엄마 모습은 너무 순수해 보였다고 한다.
그것이 마지막이었고,
엄마는 다시 의식을 잃고 그렇게 달포를 보냈고,
결국 먼저 세상을 떠나셨다고 했다.
장례를 마치고 한참을 지나 엄마 집을 정리하면서
베갯머리 밑에 있는 엄마의 휴대폰을 찾았고,
충전하여 휴대폰을 여는 순간,
수없이 많이 소리 나는 카톡, 카톡 소리며, 음성 메시지, 문자, 전부 선생님이 보내신 거였지요.
처음으로 딸과 사위는 그 휴대폰을 열어 보았고,
너무나 많은 서로의 애틋한 내용이 많아 한 참을 울면서 읽었다고 했다.
그들도 너무나 후회했다고 한다,
왜 이 휴대폰을 못 보았을까?
그리고 이 사실을 선생님께 알려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고민하였다고 했다.
알려 드리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아 연락을 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휴대폰을 그에게 주고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혹시 모르니 엄마 휴대폰의 자기 번호가 있으니 연락할 일이 있으면 전화하시라 하고 떠났다.
휑하니 빈 공원은 그렇게 쓸쓸할 수가 없었다.
그는 무엇이 무엇인지를 구분할 수가 없었다.
눈물보다는 그냥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소설 같은 이야기가 그의 앞에 있었다.
그는 벤치에 일어나면서, 휘 청하고 다시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일어나 집으로 걸어가면서 손수건으로 한참 눈물을 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