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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아는 것

설거지 하면서 드는 생각들

쉬어야 할 때를 아는 것


나는 몇 없는 지인들 중에서는 몸을 제일 잘 관리하는 편이다. 잘 먹고 잘 움직이고 기분이 좋고 무엇보다 잘 잔다. 타고난 것은 아니고 나도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게 싫어서 미리 내 몸을 보살피는 것이다. 그래서 대개 컨디션이 좋고 크게 아픈 일도 잘 없다. 하지만 이런 나도 부정기적으로 아무 이유 없는 컨디션 난조가 찾아올 때가 있다. 오늘같이. 예전에는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아파서 아무것도 못 하는 게 싫었는데, 이제는 ‘아 내가 쉬어야 할 때구나’라고 생각하고 아무 생각 없이 쉬어준다. 왜냐하면 이렇게 몸이 작은 신호를 줄 때 쉬지 않으면 나중엔 더 큰 신호로 더 크게 아프게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유한한 인간의 몸으로 365일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사람은 없다. 그러니 몸에서 보내는 작은 신호도 민감하게 반응해서 나중에 더 크게 아프지 않도록 나 자신을 보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에서 역류성 식도염, 위염,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고질병을 앓고 있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우면서도 이 세상이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생각도 든다. 자신의 몸과 삶보다는 취업과 회사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기도록 하고, 자신만의 기준보다는 다른 사람과의 비교로 불안함과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


나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것


최근 뉴스에도 안타까운 뉴스들이 계속 나오면서 드는 생각은 이 세상에 악이 존재하는 이상 계속 불미스러운 일은 일어나고 천사 같은 사람들은 그에 잡아먹힌다는 것이다. 그 악을 뿌리 뽑고 바꾸는 것도 너무 중요하지만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 몸, 삶, 생명을 스스로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물론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유일한 존재이고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인지 알고, 자신을 힘들고 괴롭게 하는 것들로 하여금 과감하게 끊어낼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면 좋겠다. 세상에 없어져야 할 악에게 자신의 소중한 삶과 생명을 내어주지 않기를. 지금의 삶이 견디지 못할 정도로 힘들고 괴로운 사람이 있다면, 다른 사람은 견디든 말든 비교하지 말고 나 자신을 위해 과감하게 내려놓고 잠시 멈춰갈 수 있기를. 또한 그 시간을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더 아름답고 높게 떠오르기 전 재정비하는 시간으로 여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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