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지켜보는 '분리된 시선'
누군가의 시선을 신경 쓰면서 잘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일찍 깨달은 것 같았다. 가령 내 가족이, 내 친구가, 내 동료가, 내 직장 상사가 내가 하는 일을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보고 있다면, 그게 나에게 걸고 있는 기대든, 내가 망하길 바라는 마음이든, 어쨌든 모든 일에 무한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그 자체로도 부담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관심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으니까.
오늘 소개할 작품은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입니다. 피카소는 대표적인 입체주의 작가로 특히 기하학적으로 분리하는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낸 화가입니다. 이 <아비뇽의 처녀들> 말고도 <우는 여인>, <앉아있는 여인> 도 기하학적으로 분리된 것 같은 작품입니다.
이런 작품들은 입체주의적 작품으로 피카소는 세잔과 함께 입체주의의 창시자이자 입체주의의 대표 화가입니다. 평면에 캔버스에 다양하고, 입체적인 시점을 담아낸다는 것이 바로 입체주의인데요. 피카소의 작품들을 보면 작품에 입체적 공간이 있고, 다양한 시점이 표현된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입체주의 덕분에 피카소는 생전에 인기를 누리지 못했던 다른 화가들과 다르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지금도 피카소라는 화가를 우리 모두가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뛰어난 미술 감각과 함께 인기를 누린 작가입니다.
우리는 왜 남의 시선을 왜 그렇게 신경을 쓸까.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 혹시 날 한심하게 보지는 않을까. 남의 시선을 무의식적으로 계속 의식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신경 쓰는 남의 시선은 실제로 거의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여러분을 신경 안 쓰고 투명인간 취급하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사람들은 실제로 우리에게 별로 관심을 안 가진다는 겁니다.
<아비뇽의 처녀들>에서 눈을 보시면 여자들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작품 너머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그 눈은 부담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죠. 하지만 눈이 아닌 여자들의 몸을 보면 아까 말했듯이 기하학적으로 분리된 것 같은 모양새를 만듭니다. 한마디로 저들은 진짜 사람이 아닙니다. 저들은 어쩌면 우리가 상상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내 모든 일을 기대하고 보거나 아니면 실패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를 본다는 상상 말이죠.
저 시선과 상상을 신경 쓰고 싶다면 써도 아무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그것이 도전을 할 수 없게 되고 주눅 들게 된다면 그건 과감히 무시해 버려도 된다는 겁니다. 그런다고 저 여자들이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저 여자들은 우리를 쳐다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사라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 상상이라는 겁니다. 저것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한 가지 의문이 드실 수도 있는데요. 만약 진짜 시선이면 어쩌지. 상상이 아니라면, 사람들이 정말로 내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어떡하지? 신경 쓰지 마세요. 신경 쓰고 있는 사람들의 의도가 어떻든 당신의 도전에 방해가 된다면 충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관심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저들도 우리가 상상했던 것처럼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도전이 무엇이든, 남에게 그 도전을 평가하게 하지 마세요. 도전의 가치는 당신이 선택하는 겁니다. 자유롭게 무언갈 하셔도 좋습니다. 그건 자신의 것이니까요. 남의 시선은 조각일 뿐이니, 아무것도 아닌 것일 수 있으니, 그러니 더 신나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