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다른 사람들과 다를까.
가끔씩 난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그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난 다른 사람들과 유별나게 다르다고 생각해왔다. 자랑거리는 아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들은 전부 부정적인 쪽이었으니까. 그런 부정적인 생각들이 모여 남과 나를 비교하는 지경까지 이르었다. '이걸 왜 못하지, 난 왜 이렇게 안 하지? 역시 난 다른 사람들과는 어울릴 수 없는 존재인가봐. 모두가 날 싫어할거야.' 이런 생각들을 반복하면서 나를 점점 바꾸어나가기 시작했다. 남들에게 맞는 행동, 옷, 남들이 장난으로 던졌던 것들까지 전부 바꿨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헤어리본을 한 소녀>입니다. 대표적인 팝아트 작가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이 화가는 작품을 자세히 보면 점으로 찍어 그림을 완성시키는 점묘화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이 화가는 헤어리본을 한 소녀 말고도 다른 많은 유명한 작품들을 만들어냈습니다.
빨간 단발머리에 눈썹이 보이는 앞머리, 우는 눈과 그렇지 못한 미소는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팝아트 작품, <행복한 눈물>입니다. 헤어리본을 한 소녀는 1965년 제작, 행복한 눈물은 64년 제작으로 헤어리본이 조금 더 일찍 만들어진 작품인데요/ 이외에도 다른 많은 작품으로 앤디 워홀과 함께 팝아트의 대가라고도 불립니다. 그가 작품을 만들어내던 1960년대 팝아트는 대중 속에 있던 것들을 미술로 바뀌게 하였고, 자본주의를 기꺼이 받아들여, 그 시절 엄숙했던 미술을 바뀌게 했다는 리히텐슈타인은 많은 작품으로 팝아트의 명사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사실 인스타에만 들어가봐도 부러운 사람들이 수두룩입니다. 연예인들부터 인플루언서, 하다못해 같이 있는 사람들조차 부러울 때가 많습니다. 사실 부러운 사람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말, 자기가 정말 부자거나 정말 자기가 탑 1위에 있는 위치가 아니라면 그 부러운 감정을 어떻게든 해소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 부러운 사람들을 좋게 바라보고 롤모델로 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과하면 나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헤어리본을 한 소녀가 어쩌면 너무나도 바뀌어버린 나 자신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맞추어져 진짜 나를 잃어버린 소녀는 더 이상 내 취향은 없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있었던 내 취향이 없어져버릴 수도 있는 것이죠. 나는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그것이 남들의 시선에 의해 맞춰진 나인 것입니다. 노란색 단발머리로 바꾸고 헤어리본을 쓴, 그렇게 바뀌어버린 소녀는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그게 누구든 당연합니다.
남들을 따라한다고 무조건 안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남들을 따라가는 선택을 했을 때 다 옳은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실수할 수도 있고, 잘못된 길로 갈 수도 있는 것이 선택입니다. 남들을 따라하는 것이 무조건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면 결국 남들의 머릿속에 나온 사람과 다를 바가 없으니까요.
'난 남들에게 왜 맞춰서 살까?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런 자책에 굳이 시달릴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남들에게 맞추고,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걸 아는 순간부터 나 자신을 알고 싶어하면 되는 일이니까요.
그냥 자신을 알아가는 것을 즐기면서 사는 것이 인생을 사는 유일한 즐거움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