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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Dec 05. 2023

3. ‘나를 사랑할 그날까지’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

사람이 가진 힘을 믿기에, 나의 한 마디로 타인에게 큰 힘이 되는 사람이 되길 바랐다. 내 목표였다.

그러나, 정작 나의 한 마디가 나 자신에게는 큰 힘이 되지는 못한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조차 내가 누군지를 모르는데,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기 전에 내가 누구인지 밀도 있게 살펴봤어야 했다.

난 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냥 하기 싫은 걸 미뤄 두고 누워 있는 내 모습이 지나치게 싫었다. 늘 쉬면서 불안해했고, 늘 최선을 다해오며 살아왔던 나이기에 내가 매사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날 싫어하게 될 거라 확신했다. 그래서 쉬어도 쉬는 게 아니게 되었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도 나고, 하루종일 빈둥대는 모습도 나인데 그런 나의 바닥의 모습까지도 사랑해 줄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난 그런 날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살지 않으면,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내 가치는 바로 사라진다고 여겨왔다. 내 존재의 가치를 찾을 수 없었다. 그 어디에서도.

하지만 이젠 그 사실을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그런 나조차 사랑해주려고 한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노력하지 않아도, 실패해도 괜찮다고. 계획이 무너져도 괜찮다고. 불안할 때마다 계속해서 말해주고 있다.


사람은 매일매일 바뀌기에 어떤 사람이든 확실하게 ‘자신은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분명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내일 며칠 후, 몇 달 후 혹은 몇 년 후 그때와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될 테니까. 혹여 발견한 내 모습이 하찮아 보일지라도, 앞으로는 계속해서 바뀔 내 모습조차 모두 사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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