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목을 메는 사람들

1부 - 함께하는 일상

by 자그노기


피곤하고 지친 오후,

봉지커피 하나를 타서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어제 아들이 잔뜩 사온 빵도 하나 야무지게 뜯어와

점심처럼 커피와 함께 먹는다.


평소 같았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텐데

내가 이렇게 커피에 의지할 줄이야.

커피를 좋아하지도 않던 내가.


딸과 남편은 커피를 무척 사랑한다.

나 없이도 커피는 그들의 친구처럼 늘 곁에 있다.

나는 그런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저 쓴 걸 왜 마셔?’

한 번 마셔보고는 “우웩!” 하고 뱉었던 기억.

이해가 안 가는 사람들… 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랬던 내가

피곤과 졸음에 시달리며

이 작고 뜨거운 한 잔에 위안을 받는다.

신기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커피를 찾는 걸까?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오후 시간을 길게 버텨내야 하는 이 시간,

나는 다시 이 친구의 도움을 받는다.


나는 가끔 커피를 마신다.

누군가의 권유 때문이 아니라,

내가 필요할 때 아주 가끔.


누군가는 그런 나에게 묻는다.

“이 좋은 커피를 왜 싫어해요?”

그 말엔 대놓고 말하지 않지만,

어딘가 모르게 나를 이상하게 여기는 눈빛이 스며 있다.


이 친구는 우리 가족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존재라는 걸 안다.

온 동네에 즐비한 카페들만 봐도 그렇다.

다 이유가 있는 거겠지.


이게 진짜 각성 효과 때문인지

그냥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졸음이 달아났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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