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해지면 가장 먼저 변하는 것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다.
연락이 뜸해지고, 약속이 귀찮아지고, 사람을 만난 뒤에는 이상하리만큼 더 지친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내가 사람을 싫어하게 된 걸까.’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건 싫어함이 아니다.
감당할 여력이 줄어든 상태에 가깝다.
사람을 만난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표정을 관리하고, 적당히 반응해야 하고, 무너지지 않은 척 말을 골라야 한다.
우울한 상태에서는 그 모든 과정이 하나의 시험처럼 느껴진다.
특히 가장 버거운 건 “괜찮아?”라는 질문이다.
상대는 아무 의도 없이 건넸을지 모르지만, 그 질문 앞에서 마음은 순식간에 복잡해진다.
괜찮다고 말하기에는 거짓말 같고, 아니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설명해야 할 감정이 많아질수록 사람은 말을 줄이게 된다.
말을 줄이다 보면 관계도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그 과정은 아주 조용해서 스스로도 고립되고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아차린다.
혼자가 편해졌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덜 아픈 쪽을 선택했을 뿐이다.
사람 사이에서 상처받는 것보다 차라리 혼자 있는 편이 지금의 나를 덜 소모시키기 때문이다.
우울 속의 고립은 의지적인 선택이라기보다 결과에 가깝다.
이미 마음의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에서 관계까지 유지하려다 보면 더 깊이 무너질 것 같아서 본능적으로 거리를 두게 된다.
이 글은 다시 사람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의 거리감이 당신의 성격이나 냉정함 때문이 아니라는 것, 지금의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는 과정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함께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