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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Jan 17. 2023

얼마짜리 수제 햄버거

100개 글쓰기(10회 차)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 나도 한때는 햄버거를 즐겨 먹었다. 동네 지하철역 근처에는 패스트푸드 햄거버 프랜차이즈가 4개나 있다. 그중에서도 '버거킹'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다. 고기패티의 두께도 두껍고 숯불향이 나기 때문이다.


햄버거 빵 사이에 잘 익은 고기 패티와 상추, 토마토 그리고 약간의 피클과 양파, 거기다가 치즈까지 들어있고 소스로 마요네즈와 케첩을 넣으면 세상 부러울 거 없는 것이 바로 햄버거의 맛이다. 가격도 한 끼 식사값도 안 되는 이천오백 원짜리 햄버거에서부터 세트 메뉴로 최상위 상품을 구입해도 만원이 안된다. 매장에서 주문하면 바로 나온다. 말 그대로 패스트푸드(fast food)이다.  이 정도면 가성비 대비 만족도는 최고이다.  




사 먹을 때는 간단한 햄버거이지만 만들어 먹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요리학원에서 진행되는 오늘의 메뉴는 '바비큐 치즈버거'이다. 이름에서 풍기는 느낌은 왠지, 바비큐 고기를 넣을 거 같지만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바비큐 소스가 들어간 치즈버거'가 맞다. 수업시작하기 전에 실습 재료들을 받아서 손질을 시작한다.

오늘의 메뉴는 '바비큐 치즈버거'이다.


다진 소고기 100g과 다진 돼지고기 60g을 면포에 싸서 핏물을 제거하고 양파, 셀러리, 상추를 씻고 상추는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물에 담가 놓는다. 양파는 모두 3가지 용도로 사용된다. 고기반죽에 들어가는 것은 잘게 다지고, 햄버거 속에 들어가는 것은 채를 썰어 버터와 함께 볶아서 식혀둔다. 마지막으로는 바비큐소스용으로 채를 썰어 팬에 홀토마토, 케첩, 우스터소스, 설탕, 물엿, 소금, 후추를 넣어 양이 반으로 줄을 때까지 졸인다.


햄버거 빵은 안쪽면을 버터 녹인 팬에 노릇노릇, 꺼칠꺼칠하게 구워서 작은 접시에 사람인자로 세워서 눅눅하기 않게 해 두고 계란프라이는 노른자를 살짝 깨트려 반대편도 살짝 익혀 반숙으로 준비한다. 토마토를 링으로 썰어 소금을 뿌리고 수분을 제거하면 대충 속에 들어갈 재료는 고기 패티를 제외하면 마무리가 된다. 양파와 셀러리 다진 것을 식용유에 살짝 볶은후 식으면 다진 고기들과 잘 섞는다.


패티 내부에 공기가 빠지게 몇 차례 치대고 햄거버 빵보다 살짝 크게 원형으로 모양을 만들어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패티가 두꺼우면 잘 익지 않아 수강생 몇 명은 고기패티를 까맣게 태웠다. 재빨리 불을 줄이고 뚜껑을 덮어 촉촉하고 은은하게 잘 익혀낸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햄버거 빵 위에 9층 탑을 쌓는다. 상추, 고기패티, 토마토, 계란프라이, 양파채, 바비큐소스, 치즈 그리고 다시 빵으로 덮는다.




동네 패스트점에서 먹는 햄버거는 전혀 다른 느낌의 수제 햄버거가 완성되었다. 한입에 먹을 수 있는 두께가 아니다. 이런 걸 수제 햄버거 집에서 팔면 얼마짜리 정도가 될까. 수강생들끼리 서로 웃으면서 농담이 오고 간다. 수제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들을 생각하면 그냥 사먹는게 나을 거 같기도 한다.  햄버거의 숨을 죽이기 위해 지난번 샌드위치 때와 마찬가지로 랩핑 비닐을 활용해서 꽁꽁 싸매고 반을 잘라 가져온 용기에 담근다.


아무리 랩핑을 해도 고기패티 두께가 1cm가 넘는다. 속이 안 익을 까봐 걱정했는데, 잘라놓은 패티를 보니 그래도 잘 익어 보여 다행이었다. 가져온 햄버거를 한입 베어 먹었다. 아쉽지만 고기 패티는 살짝 빼내고 베어 먹었다. 주관적 평가이긴 하지만, 동네 햄버거 보다 더 맛있다. 특히, 양파의 양념의 잘 베인 바비큐 소스가 햄버거의 풍미를 더욱 높여주는 느낌이다. 오늘은 왠지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내가 조금 아쉽기는 했다.

아쉽지만 고기 패티는 살짝 빼내고 베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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