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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Jan 22. 2023

사랑의 편지 인쇄물

100회 글쓰기(14회 차)

연휴를 맞이해서 노트북으로 네플릭스 영화를 시청하던 중에 오른쪽 아래 조그마한 창에 갑자기 이메일 한통이 팝업 되었다. 보통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무시하고 지나가지만 얼핏 스치는 문구가 영화를 멈추게 했다. '인쇄본이 나왔습니다.'라는 이메일 제목이 나를 약간 흥분시켰다. 한 달 전 즈음에 작성된 나의 브런치 글을 보고 '사랑의 편지' 편집장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인쇄물 포스터였다.

'인쇄본이 나왔습니다.'


내가 쓴 글의 일부분을 약간 수정하고 글의 하단부에 그림을 삽인한 것이다. 멀리 산이 보이고 푸른 초원길 주변에 세 채의 건물이 보인다. 빨간 지붕, 파란 지붕 그리고 저 멀리에는 교회처럼 보이는 보라색 지붕의 건물이 있다. 평소에 꿈꿔왔던 자연 속의 평화로운 전원주택들이 바로 거기 있었다. 인쇄물이 마음에 들었다.


글의 맨 마지막에는 내 이름과 함께 '작가'라고 쓰여있다. 조금 부담 스러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한 단어이다. '사랑의 편지' 편집자로 부터 이름 옆에 뭐라고 넣을까요 라는 질문에 며칠 고민하다가 결정한 것이다. 물론 나는 문단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작가는 아니다. 그냥 브런치상의 나의 소개란에 있는 키워드 중에 하나일 뿐이다.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브런치 상에서는 서로를 '작가'라고 호칭한다.


누군가가 나에게 '사기' 아니냐고 해도 할 말은 없다. 다만 브런치를 시작할 때 몇 개를 샘플글을 보내고 아이디를 부여받을 때 합격, 불합격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나는 스스로를 작가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덧붙여서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계속 쓰다 보면 어느 날인가 나도 출간작가의 반열에 올라 있을 거 같기도 하다.  




인쇄물 포스터를 다운로드하고 그림파일로 저장해서 가까운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전송했다. 물론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잘난 척 해 보일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는 새롭게 태어나는 나를 주위에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감정을 최대한 억누르고 담담하게 오랜만에 SNS에도 업로드시켰다.


어찌 보면 나는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글을 쓰겠다'는 그리고 글에 나와있는 내용처럼 살겠다는 '선언'을 만천하에 알리는 것이라고 속으로 되새겼다. 추가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계기가 된 온라인 독서 모임에도 포스터 사진을 올렸고 회원들로부터 축하의 말과 댓글도 달렸다. "소채님의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 하는 즐거움이 큽니다."라는 댓글이 유난히 마음에 울림을 준다.  앞으로 1년 후의 내가 더 기대된다.

"소채님의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 하는 즐거움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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