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옛날, 원시인들은 뭘 먹고살았을까? 가축이 없던 시절에는 야생동물을 잡아먹었을 테지만 포식할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대부분은 수렵, 채취에 의존해서 생존하다 보니 육식보다는 채식에 알맞은 형태로 진화했다. 하지만 가축을 키우기 시작하고 산업혁명이후 경제적으로 풍성해짐에 따라 육식의 비중은 그 어떤 시기보다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동네 식당의 열중에 아홉은 고깃집이다.
육식은 이제 인류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식습관이 되어 버렸다. 몸은 채식형이지만 환경은 육식으로 바뀌다 보니 소화에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소화촉진을 위해 다진 고기 음식이 생겼다. 서양에서는 '미트볼'이나 '함박스테이크'로 동양에서는 '완자'로 발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진 고기를 이용해서 '동그랑땡(육원전)'으로 발전되었고 중국에서는 남쪽사람들이 즐겨 먹던 완자라고 해서 '난자완스(南煎丸子)'라고 불렸다.
중국에서는 남쪽사람들이 즐겨 먹던 완자라고 해서 '난자완스(南煎丸子)'라고 불렸다.
개인적으로 국내 중식당에서 '난자완스'를 주문해 먹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난자완스는 아주 오랫동안 중식당 메뉴판에 항상 존재해 있었다. 난자완스는 그 오랜 세월을 투명인간처럼 그리고 마치 존재감 없는 사람처럼 자리를 지켰다. 비록 사람들이 주문해 먹지는 않았지만 고급중식요리로서의 체면은 그대로 유지하다 보니 가격대는 국민 중식요리인 탕수육보다는 비싼 가격인 3만 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난자완스는 고기를 다지고 간장,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해서 완자로 빚고 기름에 튀겨내고 채소와 함께 졸여내면 요리가 완성된다. 난자완스는 크게 보면 튀김요리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좀 더 세분화한다면 튀김요리보다는 '조림요리'에 속한다. 왜냐하면 완자를 튀긴 후에 다시 간장에 조려내야 제맛이 나기 때문이다.
완자를 튀긴 후에 다시 간장에 조려내야 제맛이 나기 때문이다.
요리는 향신채(마늘, 생강, 대파)를 편 썰기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다져진 고기에는 간장, 소금, 청주, 검은 후추가루로 밑간을 한다. 고기에 추가적으로 달걀흰자(1t), 전분(1t)를 섞어 손가락을 봉긋하게 모아 한쪽방향으로 힘차게 돌려 어묵반죽처럼 만든다. 표고버섯, 죽순, 청경채를 편썰고 반죽한 고기를 손에 쥐고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아 위쪽으로 짜내면서 숟가락으로 공모양을 만들어 떠낸다. 중식에서만 볼수 있는 광경이다.
떼어낸 공모양의 고기반죽은 기름에 바로 넣어 아래 부분이 익으면 뒤집어서 숟가락으로 눌러 지름 4cm 정도 완자모양을 만들면서 약불에서 익혀낸다. 다시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향신채, 표고버석, 죽순을 넣고 간장과 청주로 간을 하고 물(1컵), 완자를 넣고 끓이다가 물녹말로 농노를 맞춘다. 마지막에 불을 끄고 청경채와 참기름을 넣어 잔열로 버무리고 접시에 담아내면 짭쪼름한 난자완스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