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 이름에 왜, 로마의 황제 이름을 붙였을까' 하고 궁금했었다. 아마도 '시저'가 즐겨 먹어서 그랬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1924년 이 샐러드를 처음 만들었던 이탈리아계 미국인 요리사인 '시저 칼디니(Ceasar Cardini)'의 이름을 붙여서 '시저 샐러드'가 되었다. 시저샐러드는 로메인 상추와 크루통(튀긴 빵조각)에 파르메산 치즈, 레몬즙, 계란, 마늘, 올리브 오일, 우스터소스 등으로 만든 드레싱을 버무려 먹는 미국의 샐러드다.
양식조리기능사 시험에 출제 되는 다른 종류의 샐러드 요리는 샐러드만 제출하면 되지만 시저샐러드는 추가적으로 마요네즈와 드레싱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요리의 시작은 마요네즈를 직접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렇게 만든 마요네즈의 2/3는 완성그릇에 담아내고 나머지 1/3에 여러 가지 재료를 첨가해서 드레싱을 만들어 담고 마지막으로 로메인 상추, 쿠르통, 베이컨을 버무려 낸다.
요리사부님은 마요네즈를 안 먹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마요네즈를 직접 만들어 보면 그 이유를 알 거라고 한다. 나는 그게 무슨 말인가 했지만 요리를 마칠 때쯤 돼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평소 마요네즈는 케첩과 더불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최애 소스이다. 고소하고 시큼한 맛은 언제나 식욕을 증진시켜 준다. 하지만 마요네즈를 만드는 재료를 보고 깜짝 놀랐다. 달랑 계란 노른자 2개에 카놀라 오일이 1컵(200ml)이나 사용된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화이트와인 식초, 소금, 후춧가루, 레몬즙이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마요네즈는 그냥 오일 덩어리인 것이다. 그냥 모르고 먹었으면 먹겠지만, 알고 나서 먹기가 불편한 마음이 든다. 당분가 마요네즈를 먹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멈칫멈칫 할 듯하다. 물론 그러다가 또 언제 그랬냐 싶게 마요네즈를 퍼 먹겠지만 말이다. 특히 생맥주집에서 먹태와 함께 나오는 청양고추를 썰어놓은 간장 마요네즈는 거부하기 힘들 거 같다.
시저드레싱은 덜어낸 마요네즈에 마늘, 엔초비, 검은 후춧가루, 파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올리브 오일, 디존 머스터드, 레몬즙을 잘 섞어 만들어 낸다. 엔초비(anchovy)는 지중해나 유럽 근해에서 나는 멸치류의 작은 물고기를 발효시킨 젓갈로 정통 이태리 요리이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파미지아노 레지아노(parmigiano reggiano, '이탈리아 치즈의 왕'이라는 명성이 있음) 치즈는 단단하고 짭짤하면서 감칠맛이 나며 강판에 갈아서 드레싱에 섞는다. 이 치즈는 피자 위에 뿌려먹는 파마산 치즈의 최상위 고급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디존 머스터드(dijon mustard)는 디종 머스터드라고도 발음하며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음식재료로 선정되기도 한 식재료로 가격이 보통 머스터드보다 비싼 고급 머스터드이다. 샐러드 하나 만드는데 낯선 식재료 이름들을 보니 당황스럽다. 요리 레시피 외우는 거보다 먼저 새로운 식자재 이름과 맛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