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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Aug 15. 2023

새콤달콤한 문어초회

문어초회 (타꼬노 소노모노)

"당신은 육지 멋쟁이, 나는 바다 예쁜이, 천생연분 결혼합시다.  

예식장은 용궁예식장, 주례는 문어박사~♬"


바다에 사는 고래아가씨가 육지에 사는 코끼리 아저씨를 보고 반해서 결혼을 하는데 하필이면 주례를 문어박사에게 의뢰한 모양이다. 그런데 문어는 왜 항상 '문어 박사', '문어 선생님' 등으로 표현되는지 늘 궁금했었다.  남아공 월드컵(2010년)에서 승부예측을 성공한 문어 '파울'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문어가 똑똑하다는 이미지와 더불어 예지력까지 갖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최근 네플릭스에서 방영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중에 <나의 문어 선생님, 2020년, 제임스 리드 감독> 은  인간과 문어가 교감을 하는 수준까지 문어의 지위를 올려놓았다.  '오징어 박사'나 '낙지 선생님'이라는 말은 애당초 들어보지를 못했다. 유독 문어를 높여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문어는 무척추동물 중에서 가장 똑똑한 지능을 갖고 있으며 그 지능이 애완동물이나 어린아이 정도 라고 한다.   




직장인들의 회식자리에서 '문어숙회'는 비싼 메뉴 측에 속한다. 물론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웬만한 주당들은 문어숙회를 고급안주라고 생각하고 귀한 상대를 위해 주문한다. 보통 횟집에서 한식으로 만나는 '문어숙회'는 초고추장과 함께 하지만 일식에서 만나는 '문어초회'는 양념초간장(도사스)에 적셔 먹는다.


식욕을 둗구어주는 초회요리는 신선한 식재료로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먹기 직전에 무쳐서 먹어야 제맛이 난다. 미리 무쳐 놓으면 수분이 빠져나와서 맛과 색감이 떨어진다.  미역을 뜨거운 물에 데치고 돌돌 말아서 3cm 정도로 절단하고 오이는 자바라 썰기, 문어는 물결모양 썰기(하조기리)를 해서 한 그릇에 담고 양념 초간장을 만들어 함께 먹는다.




일식은 '끓데졸구(끓일것, 데칠 것, 졸일 것, 구울 것)' 순서대로 조리함으로 끓일 것(다미마물), 데칠 것(문어, 미역)을 확인한다. 다시마를 끓으면 가쓰오부시에 부어 5분 정도 우려내서 면포에 걸러낸다. 문어는 빨판을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고  오이는 소금으로 문질러 준비한다.


양념초간장(도사스)을 '다간식설(다시마 육수 1큰술, 간장 1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큰술)'로 만들어 놓고 끓는 물에 약간의 소금을 넣고 미역을 데쳐 찬물에 헹군다. 미역 데친 물에 다시 문어다리를 꼬지를 꽂아 약간의 간장과 식초를 넣고 문어를 삶고 찬물에 식혀 꼬지를 제거하면 다리가 일직선을 유지한다. 오이는 사선으로 앞뒷면을 촘촘하게 어슷하게 칼집을 넣어 소금물에 절여둔다(자바라 기리).


데친 미역을 돌돌 말아 김말이로 물기를 짜고 3센티미터 정도로 자르고 문어는 칼을 어슷하게 넣어 파도 타듯이 사시미칼을 옆으로, 아래로 왔다 갔다 하면서 포를 뜬다(하조기리). 절여진 오이는 물에 헹군 후에 3cm 길이로 썰어 윗부분을 살짝 비틀어 문어, 미역과 함께 그릇에 담는다. 마지막으로 만들어 놓은 양념초간장(도사스)을 끼얹고 레몬을 잘라 넣으면 완성이다.


[사진] (좌) 집에서 만들어본 문어숙회(8/7)  (우) 이케아 매장에서 만난 문어인형(8/14)

* 동요 (코끼리 아저씨, 고래 아가씨)

https://youtu.be/JVwVKfYJj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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