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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Aug 27. 2023

반갑다, 도미야

도미조림(타이노 아라타끼)

도미술찜을 만들기 위해 처음 접했던 도미를 다시 만났다. 딱딱한 도미 대가리를 반으로 자르기가 정말 힘들어서 '일식조리기능사 실기시험을 포기해야 하나'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실제로 도미 대가리를 자르는데 쩔쩔매던 수강생 중에 한 명은 그다음 수업부터 아예 출석을 하지를 않았다. 도미조림에서 다시 만난 도미 대가리를 보니 왠지 오기가 발동했다.


그래도 전에 한번 해봤다고 지난번 보다는 훨씬 수월해졌다. 단단한 대바칼(생선을 자를 때 사용하는 칼)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도미 이빨 사이에 칼을 끼우고 왼손으로는 절단된 대가리 밑을 잡고 오른손으로 칼에 온 힘을 주고 머리 쪽으로 살짝 썰듯이 진행시킨다. '쩍' 하고 대가리가 두 동강이가 난다. 쪼개지긴 했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대가리를 잘라서 조림을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가리에 뭐가 먹을 게 있다고.'

'대가리에 뭐가 먹을 게 있다고.'



도미조림은 조각낸 도미를 우엉, 죽순, 꽈리고추와 함께 조려서 만든 음식으로 도미에는 '이노신산'이라는 성분이 있어 신선도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맛의 변화가 적어 식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도미조림은 가쓰오부시나 다시 국물, 간장, 청주, 설탕, 미림 등을 사용해서 약간 짭짭하게 먹는 밥반찬이었으나 최근에는 맛을 약하게 해서 술안주로써 많이 애용되고 있다.


조림요리에서 중요한 것은 국물을 진득하게 만들고 식재료에 윤기가 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특히 조림요리는 불조절이 중요한데 끓기까지는 센 불로 가열하고 그 이후에는 약한 불로 조리하되 너무 약하면 물기가 많아짐으로 주의해야 한다. 조림할때 '오토시부타(조림뚜껑)'를 덮어서 조리하면 조림요리 시 거품이 식재료에 잘 베게 해서 윤기를 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다시마를 젖은 면포로 닦아 찬물에 넣고 서서히 끓이고 끓기 시작하면 건저내고 불을 끈다. 도미는 비늘, 아가미 내장을 제거한 후 깨끗이 씻고 머리, 몸통, 꼬리 부분으로 자른다. 머리는 반으로 가르고 몸통과 꼬리에는 'X'자로 칼집을 내고 소금을 뿌려 생선살이 단단해지도록 한다.


생강은 최대한 얇게 썰어 찬물에 담가두고 우엉은 나무젓가락 두께로 등분한다. 생선머리과 꼬리는 끓는 물에 약간의 소금을 넣고 데친 후에 흐르는 찬물에 깨끗이 씻어 불순물을 제거한다. 냄비에 우영을 깔고 도미를 그 위에 담은 후에 '다간청설미(다시마, 간장, 청주, 설탕, 미림)'의 비율을 '1컵+3333큰술'의 비율로 조림장을 만들어 골고루 뿌려주고 그 위에 오토시부타를 덮어준다.


오토시부타가 없으면 대신 알루미늄 쿠킹포일을 둥글게 만들어 사용한다. 양념장이 졸여져서 끈기가 생기면 마지막에 꽈리고추를 넣고 살짝 조려낸다. 완성그릇에 도미를 담을 때는 대가리를 앞쪽에 마주 보게 담고 뒤에 몸통과 꼬리를 담고 도미 앞쪽에는 우엉과 꽈리고추를 배치한다. 마지막으로 생강채(하리쇼가)를 담아내면 끝이다.


[사진] (좌) 요리학원 품평회  (우)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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