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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Oct 22. 2023

소귀천 단풍이 내게로 오다

북한산 소귀천계곡

'일요일 오후 산행이라니, 미친 거 아닌가!' 직장인들 생활패턴 중에 일요일 오후는 대체로 움직이질 않는다. 물론 주말 내내 소파에 붙어 움직이지 않는 위인들도 있기는 하지만. 산을 좋아하는 산꾼들은 대체로 일주일 중 하루는 산을 찾는다. 건강을 위한 핑계아래 자연을 맞이한다.


'일요일 오후 산행이라니, 미친 거 아닌가!'


좋은 공기도 마시고 파란 하늘을 보며 온몸을 땅을 딛고 낑낑거리며 정상을 오르면서 땀을 흘린다. 산 위에서 흘린 땀방울만큼 산꾼들의 수명은 늘어난다. 유명한 과학자의 이론도 아니고 명망 있는 철학자의 이론도 아니다. 그냥 나의 이론이다.  y=f(x) , x는 땀방울, y는 수명이다.


그래도 그렇지,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에게 일요일 오후 산행은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지를 보자마자 산행 참가 신청을 했다. 왜냐하면 첫 번째 이유는 '단풍 산행'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산악 대장이 공지를 올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더웠던 여름날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매년 기온이 상승하면서 우리를 괴롭히지만 또 언제 그랬냐 싶게 가을날이 되면 기온이 떨어진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에겐 숙명과도 같은 사실이다. 올가을에도 어김없이 온도가 떨어지고 산에는 단풍이 찾아왔다. 바로 10월 하순이 그 절정기다. 티브이 날씨 뉴스에서도 연일 단풍에 대해 떠들어 댄다.


단풍은 가장 북쪽에 있는 설악산에서부터 시작해서 점차로 남쪽 지리산까지 내려온다. 흔히 생각하는 붉은색 단풍 외에도 노란색 단풍도 있다. 붉은색 단풍은 엽록소가 소멸될 때 안토시아닌(anthocyanin)을 생성하는데 사람에게는 항산화 물질로 사랑받지만 초식곤충에게는 방어물질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나무는 단풍나무, 신나무, 복자기나무, 복장나무, 고로쇠나무 등이 있다.


반면 노란색 단풍은  광합성 보조색소인 크산토필(xanthophyl)과 카로티노이드(carotinoid)가 드러나게 되면서 나타나는 단풍잎 색이다. 은행나무, 생강나무, 백합나무, 피나무, 자작나무 등이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그냥 '단풍'이라고 하면 의례히 '빨간색 단풍'을 떠오르게 된다. 오늘도 빨간 단풍을 기대하고 산행에 참석했다.




'북한산 우의 전철역 2번 출구 나와서 편의점에서 만납시다. 모임시간 10분 전에 도착하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산악대장의 안내문구가 공지에 올라왔다. 동호회 산행은 참석하겠다고 했다가 취소하기도 하고 갑자기 불쑥 참가신청을 하기도 한다. 신청과 취소가 반복되다가 결국 최종 10명으로 참석인원이 확정되었다.


산행코스는 '진달래능선'으로 올라 '소귀천계곡'으로 하산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초계획에서 조금 수정돼서 소귀천계곡으로 올라 진달래 능선으로 하산하는 걸로 바뀌었다.  약 7킬로미터 정도 거리이고 걸음수로는 약 1만 5 천보 정도로 오후1시에 시작해서 오후 4시 30분 하산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다.


산을 오르는 종종 빨갛게 변한 단풍들이 얼굴을 빼꼼히 내밀었다. 아직까지는 온산이 빨갛게 물들여 있지는 않았다. 그렇다 보니 더 알록달록한 것이 북한산의 바위들과 어우러져 더 형형색색 빛깔을 자아냈다. 거기다가 구름이 거의 없는 파란 가을 하늘은 평소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기까지 했다.


오랜만에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한 산행이다 보니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빨갛게 물든 단풍잎을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지인들에게 전송한다.  그들도 가을 단풍을 맛보게 하기 위함이다. 물론 온몸으로 가을을 체감한 나보다야 느낌이 들하겠지만 말이다. "아~ 좋다 !가을,  빨갛게 물든 단풍이 있어 더 좋다."

 "아~ 좋다! 가을,  
빨갛게 물든 단풍이 있어 더 좋다."
[사진] 북한산 소귀천 계곡 (2023.10.22) , '길을 걷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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