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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May 28. 2022

채식 다이어트 성공할까

채식주의자

이십 대 초반 신병교육대를 마치고 찍은 사진은 나의 유일한 마른 시진이다. 그 시절을 제외하면 늘 통통한 편이다. 국민학교 2학년 즈음 친구들과 동네에서 축구를 하다가 정강이뼈가 부러졌다. 병원에서 깁스를 하고 3개월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어머니는 거의 매일 사골국물을 고아 주셨다. 뼈가 붙는 데는 사골이 좋다고 누가 그러셨나 보다. 병원을 퇴원할 무렵 볼살이 터져 나갈 듯이 빵빵해졌다. 그날 이후 나의 체중은 늘 비만 상태였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비만의 정도는 심해졌다.


2년 전 전국의 산을 미친 듯이 올랐다. 등산용품 회사인 블랙야크에서 시행하는 ' 백대 명산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전국의 100대 명산을 1년 3개월 만에 완등했다. 거의 매주 주말마다 산을 오르다 보니 평소보다 가볍게 체중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조금씩 체중이 불어나더니 옆구리살과 뱃살에 몸이 부대끼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갑자기 왼쪽 귀에 난청이 시작되었다. 깜짝 놀라서 이비인후과에 물어보니 귀와 코 사이의 관이 비대해져서 난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유튜브도 찾아보고 여러 가지 책들과 찾아보았다. 존 맥두걸 박사의 <어느 채식 의사의 고백> 과 존 로빈스의 <음식혁명>은 나를 채식의 길로 인도했다. 평생을 식탁에 육식이 없으면 밥을 먹지 않았던 나였다. 반신반의하면서 나 스스로 채색으로 임상실험을 하고 싶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그리고 유제품까지 끊었다. 추가로 간헐적 단식도 함께 했다.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16시간 동안 단식을 했다. 3개월이 지나고 10kg이 감량되었다.


허리 사이즈는 38에서 34까지 줄었다. 헐렁한 바지들은 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기분도 좋게 했다. 머리까지 맑아지는 기분이다. 고혈압과 콜레스테롤 때문에 오랫동안 약을 복용했었다. 건강검진 시점이 되어서 병원을 방문했다. 고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다. 깜짝 놀랐다. 도대체 내가 뭘 했다고 수치가 정상이란 말인가. 더 놀라운 것은 건강검진센터 의사의 마지막 말이다. " 지금 몸무게에서 10kg을 감량해야 정상 몸무게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추가 감량을 위해서 채식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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